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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목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S.M.에게

HIT 560 / 정은실 / 2007-10-26



님.

 

오랜만에 전화 받고 반가웠어요.

자주 생각이 났답니다, 잘 지내고 있는지.

자신에 대한 여러 제약들로부터 자유로워졌지만, 아직도 고민 중이라구요.

자신이 정말 자신의 미래와 관련하여 무엇을 선택해야할지를.

 

님.

 

안개 속을 걸어보거나 운전을 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예전에 운전을 하며 강의를 하러 가던 길에 아주 짙은 안개에 갇힌 적이 있어요.

안개등을 켜도 바로 앞 몇 미터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 위험한 길이었어요.

갓길에 서 있기도 위험한 그런 길이었지요.

그때 천천히 앞을 향해 전진하다가 느낀 것이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간만큼 앞이 더 보인다.`는 것이었어요.

아까 저만큼 뒤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이, 앞으로 전진한만큼은 시야에 들어오더군요.

아하! 그랬습니다. 저한테는 정말 아하! 할 수 밖에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저도 앞이 잘 보이지 않으면 멈추어서 전진하지 못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님.

 

안개 길 운전 이후 저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그래서 답답하고 혼란스러워도 일단은 그냥 앞으로 나아가봅니다.

만성적인 답답함과 혼란스러움은 내 에너지를 위축시키고,

나를 제약하는 신념들을 강화시켜왔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저도 안개를 만나면 주춤합니다.

그런 저를 보며 불편해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금방 걷힐 안개이면 그냥 보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안개가 무척 짙을 때에는 앞으로 걸어가봅니다.

돌이켜보니 내 삶에서는 그렇게 일단 전진하며 만난 기회들이 참 많았더군요.

 

님.

 

쭉 뻗은 고속도로를 쾌속질주하는 삶도 아름답지만,

짙은 안개길, 언뜻언뜻 보이는 산과 나무의 실루엣을 보며 천천히 하지만 꾸준하게 가는 삶도 아름답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때는 결코 늦은 때가 아닙니다.`

 

님.

 

아직 참 젊은 나이에, 많은 시간이 함께 하는 나이에,

스스로와 삶에 대하여 치열하게 고민하며 답을 찾는 님의 놀라운 자원이 부러워집니다.

저 멀리 목적지가 보이지 않을 때에는 내가 볼 수 있는 작은 목적지를 잡아보세요.

그리고 구체적인 행동을 하면서 한 발 전진해보세요.

그러면 내 앞에 펼쳐지는 풍광들이 달라질 것입니다.

 

님.

 

걸어가다가 응원이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