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낙엽길 산책 단상
HIT 603 / 정은실 / 2009-10-30
하루가 다르게 하늘이 넓어져가고 있습니다.
며칠 사이, 바닥에 깔린 잎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별로 없는 요즈음,
편안한 시선으로 천천히 산책을 하다보면,
고요한 허공 속으로 고운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낙엽 두 어 장을 몇 걸음 마다 만나게 됩니다.
그 나풀나풀, 빙그르르 떨어지는 선이 참 곱습니다.
머지않아 곧 바람이 불겠지요.
그러면 매년 가을 이맘 때 그랬듯이 낙엽비가 내리겠지요.
그런 바람 많은 날이면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옷깃 잘 며미고 나무 많은 곳에 서 있거나 천천히 걸어 볼 일입니다.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잎들을 보며,
지난 겨울 그 추위를 견딘 강인했던 잎눈,
지난 봄 그 경이롭던 연둣빛 새싹,
오월의 햇살에 투명하게 빛나던 신록,
생명의 기운을 가득 안고 싱그러웠던 녹음,
제 빛깔로 고왔던 단풍을 거쳐,
이제 내년의 새싹들을 위하여 거름이 되어 땅으로 돌아가는 그 낙엽들을 보며,
그 아름다움에 취하다가,
그 쓸쓸함에 깊은 마음으로 걸어들어가서,
정직하게 순환하는 자연의 이치에 머리 숙이며,
나의 한 계절은 어떠했나를 돌아보게 되겠지요.
그리고 훌훌 떠나는 그 낙엽들을 보며,
내가 지금 이곳에서 놓아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또 돌아보게 되겠지요.
참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천천히 산책하기에 참 좋은 계절입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마음이 깊은 곳의 문을 열어 주는 계절입니다.
그대의 마음 문은 지금 어디까지 열려 있나요?
열려 있는 마음 문으로 어떤 것들이 보이나요?
혹, 아직 열려 있지 않은 마음 문 그 뒤가 궁금하다면,
낙엽 가득한 길을 천천히 걸어보세요.
혼자 걸어도 좋을 것이고, 둘이 있어도 혼자인 것 같은 편안한 벗과 걸어도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