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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책임 갖게하기

HIT 521 / 정은실 / 2007-07-04



비가 쏟아지는 듯이 내린 오늘 아침, 아이들의 등교 길이 좀 추워보였습니다. 반팔 위에 얇은 남방을 입혀 보내려고 찾았더니 보이지가 않아서 혹시 어디 가서 벗어놓고 안 가져왔냐고 물어봤어요. 역시나 지난 일요일에 이마트 서적코너에서 책을 보다가 그냥 벗어 놓았다는 겁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벌칙은 `직접 가서 찾아오기`로 정했습니다. 오전 내내 비가 많이 내려서, 내가 직접 가서 찾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런 일은 효율성을 따질 일이 아니다 싶어서 꾹 참았습니다. 수요일이라 일찍 하교해서 온 아이들에게 한 번 더 엄마 생각을 알려주었습니다.

 

`엄마가 같이 가주거나 대신 찾아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어...` 눈치 빠른 작은 아이가 끼어들었습니다. `우리 습관 들일려고...` `맞아. 그러니까 앞으로 또 잊어버리지 않도록 오늘 직접 너희들이 가서 찾아오는 거야.`

 

사실 물건을 잊어버리는 것은 우리 집에서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인데, 아이들에게 이런 버릇 들일 자격이 있나 잘 모르겠습니다. ^^; 그래도 나는 20대까지는 안 그랬다 자위하면서, 오늘은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책임 갖게하기` 연습을 시켜봅니다.

 

육아전문가들의 권유에 의하면, 아이들이 어떤 잘못을 했을 때, 그 잘못과 상관없는 처벌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음식물을 쏟았는데 `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느냐`며 야단을 치는 것은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는 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음식물을 쏟았을 때는 그것을 직접 깨끗하게 치우고 정리하게 하는 것이 차후에 스스로 조심하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오늘같이 비 오는 날에 하교 하자마자 이마트까지 왕복 30분 이상을 걸어가서 `잊어먹고 온 옷을 직접 찾아오게 하는 것`은 그 권유를 실험해보는 것입니다.

 

7월에는 강의, 미팅 등이 없는 날이 많아서, 아이들과의 시간에 집중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능한 아이들 하교 시간에는 집에 있기, 저녁식사도 같이 하기, 그리고, 7월 말로 계획했던 해외 교육 하나도 아이들과 같이 있기 위해서 이번에는 가지 않기로 선택을 했습니다. 사실, 부모역할을 갖게 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생산적인 일은 아이들의 눈부신 성장을 돕는 일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일은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도 어렵네요. 다만,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도 기쁨이 큰일이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

 

오늘도 좋은 엄마 아빠 되기에 애쓰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