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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만남 1, 2, 3

HIT 841 / 정은실 / 2007-09-14



만남 1

 

어제 이른 아침, 안개 낀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연수원으로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아주 오래 동안 자주 다닌 길이지만, 초가을의 안개와 안개에 싸인 산과 들이 그 길을 신선하게 느끼게 했습니다. 약간의 정체가 있었지만 그 정체 덕분에 편안한 속도를 유지하며 차와 하나가 되어 그 길을 밟으며 가을이 오는 풍경을 즐겼습니다.

 

덕평 IC를 지나 좁은 시골길로 들어서서 잠시 지나다가 10여 미터 남짓한 코스모스 길을 만났습니다. 안개에 싸인 코스모스를 보신 적이 있나요? 짧은 코스모스 길이었지만 그 광경을 본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의미 있었다고 생각할만큼 그 길은 아름다웠습니다. 여고 시절 가을이면 학교 뒤 넓은 강변을 온통 뒤덮곤 하던 환상적인 코스모스 밭이 떠올랐기 때문일까요. 몇 백 송이 남짓한 코스모스에서 진한 가을향을 맡았습니다.

 

 

만남 2

 

오늘 오후, 죽죽 내리긋는 가을비가 그지 없이 깨끗하게 느껴지는 예술의 전당 산기슭 까페에서 꿈을 같이 하는 벗들과 여러 시간 동안 미팅을 했습니다. 10월 중순으로 예정하고 있는 `씨앗에서 숲으로 : 100일간의 만남, 성장, 변화(가칭)` 프로그램의 완성을 위한 미팅이었습니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면 두려움 조차도 혼돈 조차도 즐기게 된다는 것, 그 즐거움은 몰입을 일으키고, 그 몰입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행복함을 경험한다는 단순한 원리를 스스로에게 한 번 더 검증한 시간이었습니다.

 

변화는 자기 자신 속에서부터 바깥으로, 자기 자신을 통하여 현실 속에 일어나지만, 함께 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 과정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특히 그 함께 하는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며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일 때 그 과정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를 한 번 더 느꼈습니다.

 

심한 몸살 뒷끝에 아직 몸이 많이 불편한데도 함께 할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며 핼쓱한 얼굴에 눈빛이 반짝이던 벗, 그리고, 언제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놓치지 않는 참 맑고 진지한 벗, 그리고 그 만남에 함께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함께 하고 싶은 또 한 사람, H.M.의 얼굴을 떠올리며, 함께 한 벗들에게도 함께 하지 않고 있는 벗에게도 잠시 그리움을 느꼈습니다.

 

 

만남 3

 

잠시 전에 어느 분의 참 아름다운 10가지 꿈을 읽었습니다. 그분이 아름다운 꿈을 꿀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꿈들을 읽으며 진정으로 감동했습니다. 상처조차도 삶의 에너지로 전환해내는 힘, 아름다우면서도 생동감있는 언어로 자신의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를 이미 이루어진 오늘처럼 그려내는 창의성과 의지, 주저함 없이 자신의 삶을 그려내는 거침없는 자유로움, 힘있는 언어 뒤로 한 단어 한 단어를 온 마음을 다하여 빚어낸 간절함을 느꼈습니다.

 

 

초가을 안개 속의 산과 들과 꽃들과의 만남도, 소중한 벗들과의 만남도, 상상할 수 있어서 더 선명했던 10가지 꿈을 꾸는 분과의 만남도 참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