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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가슴 가득한 사랑으로 풍요롭기를

HIT 662 / 정은실 / 2007-10-01



8월부터 매월 첫 날에 쓰기 시작한 그 달의 서원이 저에게 또 하나의 의식(ritual)이 되었습니다. 가지런하게 달력에 박혀있는 30여개의 하루들을 들여다보며 그 하루 하루에 무엇을 담을까 들여다보는 일은 가슴 속이 따뜻하고 설레는 그 무엇으로 가득차 오게 하는 일입니다.

 

오늘도 먼저 지난 9월의 하루들을 들여다봅니다.

 

개강을 하며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심리학과 학부생들을 만나서 매주 3시간 `조직개발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것이 많지만, 공부를 해가면서 현장의 직접 간접적인 노하우들을 이론과 함께 정리하는 작업은 재미있습니다. 특히 아직 기업조직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 매 시간, 강의만이 아니라 워크샵을 통해서 조직에 대한 큰 그림을 잡도록 돕고 그들이 나중에 일하게 될 조직에 대하여 그리고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일하게 될지에 대해 생각할 주제와 시간을 만드는 일은 참 중요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저에게조차 딱딱했던 조직개발론 강의가 누구보다 제가 먼저 즐거워졌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개강을 하며 또 다른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낮에는 일을 하며 자신의 경력개발을 위해서 야간시간을 이용하여 공부를 하는 상담심리대학원 학생들입니다. 이미 탄탄한 전문가의 위치에 있어서 제가 오히려 배우는 분도 있고 상담과 코칭에 대한 관심으로 새로운 영역을 공부하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차이가 있지만 수업에 대한 몰입이 뜨겁다는 것은 공통점입니다. 그래서 동그란 원으로 그분들과 둘러앉는 매주 1.5시간이 저에게도 뜨거운 시간입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매주 조직개발론 강의 3시간과 코칭의 기법과 실제 강의 1.5시간을 위해서 제가 쏟은 사전준비 시간은 그 몇 배에 달했습니다. 안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했던 강의이지만, 첫 강의시간에 만났던 눈빛이 초롱초롱했던 몇 명의 학생들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의미있는 수업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박사과정 4학기에 등록을 했지만, 제가 이번 학기에 듣는 과목은 `고급산업심리학` 딱 한 과목입니다. 하반기에 집중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휴학을 할 생각도 잠시 했지만, 멈추는 것보다는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은 일과 학업을 병행할 때이지 일만 할 때는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한 과목이라도 수강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3시간은 학생이 됩니다. 부족한 수업준비로 지도교수님께 좀 찔리기는 하지만, 온전히 학생이 되는 경험, 그것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개강이 되며 학교강의와 박사과정 수업이 시작되었고, 동시에 저의 본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적을 때는 하루, 많을 때는 매일 주마다 강의나 미팅이 있었습니다. 개발미팅은 개발미팅대로, 교재제작은 교재제작대로, 강의를 통해 현장에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것은 또 그것대로 매력적인 작업이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일과는 별도로 `모닝 페이지 커뮤니티`를 제안했고, 열정적인 리더와 멤버들을 만나서 그 모임이 즐겁게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활동은 10월8일에 시작되지만, 이미 모닝 페이지 작성을 시작했고 그 효과를 느끼고 있습니다. 마음의 흐름이 더욱 자유스러워졌고 글을 쓰는 것이 더 즐거워졌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9월에, 무엇보다 소중했던 일은 오랫동안 망설여온 `씨앗에서 숲으로-100일간의 프로젝트` 프로그램의 시작을 공지하고 함께 할 분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오래 꿈꾸어오던 미래 하나가 또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내 안에서 시작되었던 100일 프로젝트가 가속화 되어 10월, 그 결실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일을 준비하며 나의 내면이 더욱 정합되어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함께 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안내자들과의 미팅을 통해서 그들과의 우정과 소통이 더욱 깊어감을 느낍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여러 날을 쏟았지만 무기한 연기된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통해서 좋은 분들을 만났고 프로그램 하나를 완성했고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었으므로 그 일도 적어도 쏟은 시간 이상을 배운 일이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 나날 중에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 그리기에 재능을 보이기 시작하며 이마에 여드름이 뾰죽뾰죽 보이기 시작하는 큰 아이와, 눈에 띄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확보해가는 둘째의 모습은 늘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어미로서 누리는 제 삶의 선물입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돌이켜보니 지난 9월, 정말 감사한 몰입의 시간이었습니다. 때로 바쁨 이상으로 바빠서 흩어지기도 했지만, 하나 하나의 일에 몰입했던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함께 집안일을 해준 가족들에게 무지 고맙다는 말도 해주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의 현장경험을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로 도와주고 즐겁게 토론하며 조직개발론 강의 준비를 도와준 남편에게도 무지 무지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저를 신뢰하며 강의의뢰로 고객으로 파트너로 찾아주었던 여러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제 10월을 맞이합니다......

 

이 10월은, 지금 마음 안에 가득차 있는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더 깊은 사랑으로 전환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가슴 속에 가득한 이 에너지와 때로 머릿속이 마알갛게 열려 확장되는 이 기운이 나와 사람들에 대한 따뜻하고 깊은 에너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직 어린 나의 아티스트를 더욱 사랑하고 격려해주려 합니다. 때로 움츠리고 수줍어하고 주저하는 내 어린 아티스트를 그대로 예쁘게 바라보겠습니다. 그 어린 아티스트가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갈 때마다 마음껏 칭찬해주겠습니다.

 

내가 바라보는 내 안의 나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들을 간직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의 주의(attention)를 보내려고 합니다. 보이는 것의 더 안에 있는 것들을 보려고 하며 그들만의 색깔과 그들만의 에너지를 감탄하며 배우겠습니다.

 

이 10월에, 알찬 결실들을 맺어가는 이 달에 나는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마음으로 사랑을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내 필터에 끼여있는 때들을 닦아내며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고 그들 안의 그들을 들여다보며 야문 사랑의 씨앗 하나 가슴에 심겠습니다. 내 마음에 다른 것들이 덮일 때마다 그 씨앗에 물을 주며 이 10월의 서원을 키워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