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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o 11

HIT 465 / 정은실 / 2007-11-22



오늘은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멤버들과 최종 보고서 작성을 위한 작업이 있었습니다. 중간에 저녁식사 한 시간,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약간의 시간을 제외하고 꼬박 8시간을 서베이 결과를 분석하며 토론을 했습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

 

처음에는 그저 숫자와 그래프의 나열일뿐이었던 자료가 깊이 분석해들어가자 의미 있는 정보가 되어 그 시사점과 함께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추상적인 개념에서 통찰력 있는 의미와 실용적인 가치를 도출해내는 작업은 의외로 참 즐거운 작업입니다. 특히 그 작업을 혼자서 해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며 해가면 나의 기존의 사고를 뛰어넘는 결과물들을 얻게 되기 때문에 더 흥미롭습니다.

 

물론 내가 가진 톡톡 튀는 아이디어나 깊은 통찰력에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제시하는 관점에 비하여 내 관점이 얼마나 협소한가, 얼마나 부족한가를 알아차려야만 할 때도 많습니다. 배워야 할 것이 많구나를 알아차리는 것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 나름대로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생각하는 나이에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8시간은 참 재미있고 의미 있었습니다.

 

아직 밤늦은 시간까지 논의하며 일할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것,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보이는 것을 창출해낼 수 있는 지력이 있다는 것, 아직도 배울 수 있는 학습력이 있다는 것, 8시간이나 내리 토론을 하며 일하면서도 즐거워할 수 있는 호기심과 성장의 욕구가 있다는 것, 이러한 것들을 자각할 수 있는 일의 기회가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기도 합니다.

 

2007년 11월22일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 즐거웠습니다.

 

 

추신 :

 

자정이 가까워오는 시간, 뻥 뚤린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며, `오늘 무엇을 배웠는지` 파트너 교산과 서로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과 집안을 돌봐준 친구와 동생에게도 감사했고, 이모와 놀다가 편안하게 잠든 아이들의 평화로운 얼굴에 키스를 할 수 있는 것도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