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달을 보내고 새로운 한 달을 맞습니다. 새롭게 맞이하는 한 달은 2007년 올 한 해의 마지막 달입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새로운 한 달의 서원을 쓰기에 조심스럽습니다. 하루 내내 여러 가지 단어들을 떠올리다가 마지막에 저에게 남은 단어가 `감사`와 `나눔`입니다.

 

지난 11월 한 달은 참 특별했습니다.

씨앗에서 숲으로-100일간의 프로젝트가 집중워크샵을 끝내고 100일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 여섯 명의 참가자분들과 전화로 만나며 자기변화에 대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4주차를 끝내고 5주차에 접어드는 `옹이와 얼레(씨숲 제1기)`들과 100일간의 여정을 전화로 on-line 커뮤니티로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참 특별하고도 감사한 경험입니다.

 

00은행 지점장분들의 리더십 과정 개발을 위한 진단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촉박한 일정 때문에 예정되었던 강의 일정까지 일부 취소를 하면서 몰입을 했습니다. 새로운 심리학적인 진단도구를 적용하여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행동만이 아니라, 동기, 정서, 정체성, 가치, 인지 등의 내면의 특성들을 진단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작업은 참 특별했습니다. 서베이를 통해서 평범한 직장인들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고 동일한 상황에서도 남다른 성취를 보이는 분들을 만난 인터뷰 과정은 인터뷰를 하는 우리가 오히려 배울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접고 프리랜서로 독립을 결심한 가까운 지인이 번역을 하게 된 좋은 책에 짧지만 진심을 담아 추천사를 써보게 된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도와주려는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그 내용이 참 좋아서 바쁜 중에 추천사를 부탁받은 덕분에 이런 좋은 책을 읽는구나 하고 참 감사하며 음미하며 읽었습니다.

큰 아이에게 NLP를 적용하여 시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작업을 해보다가 큰 아이가 그 과정을 참 잘 소화하는 것을 보고 아이의 내면의 성장을 느끼고 아이가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내적 자원을 발견했던 것, 학교에서도 그림 그리기에서도 바둑에서도 친구 사귐에서도 점점 자신감을 얻어가는 둘째 아이의 눈부신 성장을 느꼈던 것, 그것들은 엄마로서 경험한 참 특별하고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하겠다며 새로운 변화의 길에 접어든 한 언니가 웃음이 가득한 행복한 얼굴로 멀리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 찾아와준 것도, 정성스럽게 담근 김치를 한 통이나 가득 담아 택배로 보내주신 형님의 마음도, 참 특별하고 감사했습니다.

 

이제 시작되는 12월, 이 감사가 더욱 커지고 깊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부족하나마 내가 가진 것을 더욱 깊게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12월 중순까지는 바쁜 일정들이 남아 있지만, 이 소중한 정리와 성찰의 시간을 일정에 쫓기며 그냥 넘겨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12월에는 나의 의식을 하나 더 만들어내겠습니다. 아침마다 `감사`와 함께 눈을 뜨겠습니다.

 

건강하게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에, 바쁘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 함께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벗들이 있음에, 내가 그들의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 줄 수 있는 가족이 있음에, 내 마음에 올라오는 못난 생각과 화 조차도 지켜보고 보듬어 안아주는 더 깊은 곳의 내가 있음에, 나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나의 `좋은 세계`가 아직도 생생하게 내 안에 살아 움직이고 있음에, 나를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하신 부모님이 아직도 곁에 계심에, 내가 기여한 것보다 받는 것이 늘 더 많은 이 세상에, 늘 나를 깨우는 씨앗, 나무, 숲, 옹이와 얼레 벗님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담아 감사하며 눈을 뜨고 하루를 열겠습니다. 그리고 하루의 소중한 일상에 순간순간 몰입하며 내가 가진 에너지를 세상에 나누겠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12월 1일이 되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된 이 한 달이 끝나는 날, 나는 31개의 동그라미가 쳐진 달력을 들여다보며 가슴 가득 충만한 감사 속에서 2007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또 한 해의 꿈을 꾸고 있을 것입니다. 실패도 성공도 다 배움이었음에 감사하며, 그로 인하여 내가 이 세상과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졌음에 깊은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