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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냄새

HIT 682 / 정은실 / 2007-12-04



둘째가 옷 하나를 들고 나오더니 묻습니다.

 

`엄마, 이 옷 엄마 옷 아니지요? 이모 옷이지요?`

 

집에 들린 동생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두고 갔는데 제 옷이랑 모양이 비슷합니다. 어떻게 이모 옷인줄 알았냐고 하니까 코를 대고 냄새를 맡더니 이모 냄새가 난답니다.

 

`엄마 옷에서는 무슨 냄새가 나니?` 하고 물었더니 잠시 생각하던 둘째가 `포근한 냄새가 나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포근하다`는 것은 후각으로 맡는 냄새가 아닙니다. 촉각으로 느끼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엄마에게서 포근한 냄새가 난다`는 둘째의 표현에는, `엄마 냄새`가 무엇인가 하는 자기의 마음이 더 또렷하게 담겨 있습니다.

 

느낌은 이렇게 사전에 나와 있는 예시대로가 아니라 자기에게 정확한 용어로 표현됩니다. 두 사람이 똑같은 느낌 단어를 쓴다고 해도 그 단어에 담긴 의미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느낌을 서로 소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서로 소통하기가 필요한 것이 느낌입니다.

 

당신에게는 `포근한 냄새`란 어떤 냄새인가요? 우리 둘째에게는 그 냄새는 엄마의 냄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