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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고등학교에 다녀와서, 그들의 밝은 기운을 기억하며

HIT 826 / 정은실 / 2007-12-27



며칠 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갑작스런 강의의뢰를 받았습니다. 한국관광고등학교 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2주일간은 아무 강의도 없이 푹 쉬려는 것이 계획이었지만, 어린 학생들을 만난다는 것이 왠지 제 마음을 움직여서 강의를 수락했습니다.

 

평촌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평택에 자리한 한국관광고등학교는, 한 반에 30명씩 학년당 총3개반이 있는 전교생 270명의 작은 학교였습니다. 기숙사까지 마련된 작은 교정에 오가는 학생들의 표정이 참 밝았고, 낯선 사람의 방문에도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밝은 에너지에 많이 피곤해있던 몸과 마음이 확 밝아졌습니다.

 

오늘은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들을 통해서 내가 참 많이 배웠습니다. `스토리텔링`이라는 주제가 그들 모두의 관심은 아니었다는 점을 사전에 잘 파악하지 못해서, 학습동기유발에 미흡했고, 학생들의 특성을 좀 더 감안하지 못해서 집중도를 지속시키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맞는 언어와 속도와 예시들이 있는데 그것을 잘 조절하지 못한 것입니다. 오늘 경험을 통해서 내가 가르치고 있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알아차렸습니다. 

강의 후 담당 선생님들과 함께 한 식사 자리에서도 여러 가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학교는 관광과 관련된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학교인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기 의사로 학교를 선택하여 진학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전문통역사, 번역가, 관광분야 전문인력이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입학을 하고 졸업 후 관련 전공으로 국내외 대학에 진학을 한다고 합니다. 3년간 육성된 학생들의 수준은 국내대학의 관련 전공자들의 수준을 능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또한 이 학교 학생들은 방과 후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며 학교생활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침 8시15분부터 수업을 시작해서 4시에 수업이 끝나면 그 이후에는 다양한 주제의 활동들을 하는데 한 학생이 2-4개 이상의 활동에서 배우거나 같이 프로젝트를 한다고 합니다.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학교인만큼 선생님들도 교과연구와 다양한 실습지도 교외 활동 등으로 바쁘시지만, 학생들 또한 1인다역을 하며 참 바쁜 학교라고 했습니다.

 

입학 시의 모습에 비해서 학생들이 성장한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일 때 참 좋고 보람을 느낀다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또한 참 보기 좋았습니다. 자기 학교 학생들의 자랑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을 저는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한 학교, 대학입시에 찌든 일정이 아니라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통해 인성을 기르고 다양한 삶과 일의 역량들을 자연스럽게 길러가는 학생들, 그러한 학생들을 자랑스러워하며 애정을 가지고 보살피는 선생님들... 한국관광고등학교 학생들의 밝은 에너지는 바로 거기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길거리에 다니는 어느 고등학생들의 표정보다 밝고 안정된 학생들의 표정, 밝고 따뜻했던 선생님들의 표정, 내가 오늘 갑자기 생긴 강의 일정으로 그들을 만난 것은, 참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한국관광고등학교의 발전과 학생들의 밝은 미래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더욱 행복해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