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개발연구소 로고

벗의 따뜻한 전화를 받고

HIT 524 / 정은실 / 2008-02-21



그저께 한 벗이 전화를 했습니다.

3주마다 모임이 있어서 만나는 벗인데, 이번 주 모임에 나오지 못한다며 전화를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인생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느냐고 벗이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데 그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말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 책은 저도 1년 전에 읽으며 거의 손수건 한 장을 다 적시며 읽었던 책이라

왜 벗이 그 책을 저에게 권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그 벗은 2년 반 전에 아버지가 암으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다고 했습니다.

일과 가정을 살피느라 바빠서 미처

살아계시는 동안에 아버지에게 다해드리지 못한 일들이 벗의 마음을 아프게 했나봅니다.

 

저도 아버지 어머니와 최근 같은 집에서 지내고 있으면서도,

내 일, 내 아이, 내 일상의 일들을 처리하느라

아버지 얼굴을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별로 길지가 않습니다.

하물며 다른 집에서 살고 있었다면 더 찾아뵙기가 힘이 들었을 것입니다.

전화로 잠시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는 벗의 목소리에 습기가 느껴졌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그 마음을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같은 경험을 해보는 사람들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아는 법입니다.

서로의 마음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그 마음의 색깔과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법입니다.

 

소통된다는 느낌을 갖게 한 벗에게, 그의 마음이 담긴 한 통의 반가운 전화에 감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