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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밖으로 빠져나오기 2 : 일의 문제일 때

HIT 563 / 정은실 / 2008-02-29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만 잃어버린 물건을 뱅뱅 돌면서 찾는 사람처럼

늘 같은 곳만 맴돌며 문제의 답을 찾느라 그 답을 찾지 못하고 문제 속에 비생산적으로 빠져 있는

바로 그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빠져나올 수 있나,'

그렇게 화두를 던지고 나니,

참 재미있게도 나로 하여금 그것을 경험하게 하려는 사건들이 삶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강사료 문제로 강의를 의뢰한 두 개 회사의 담당자분들과 불편한 커뮤니케이션을 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기준과 그분들이 제시하는 회사의 규정들이 맞지 않은 것이지요.

두 가지 생각이 부딪히면서 마음 안에 갈등이 있었습니다.

제시하는 그 규정을 맞춘다하더라도 엄청난 금액의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학습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의미를 둘까

하는 생각이 하나였습니다.

강사료에 따라 제가 실제로 강의를 하는 quality와 제 경험의 수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한편 또 다른 생각 하나는 제 자신의 브랜드와 가치를 지키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브랜드와 가치는 고객이 평가를 하는 것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므로

프리랜서들에게는 최하선과 최상선을 잘 관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강의의뢰 시에 의뢰하는 측도 응하는 측도 강사료를 쉽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직 우리 사회가 돈에 대해서 내놓고 이야기하기를 불편해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강사료에 대해서 과거 `알아서 하시지요.`에서 최근 `저는 얼마를 받습니다.`라고 말하게 되기까지

그 불편함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마음에서 다루고 나서 가능했습니다.

 

아무튼 이번 강사료 문제로 생긴 제 마음 안의 갈등을 들여다보다가, 오늘 오전 아하! 경험이 있었습니다.

역시 최근 저는 아하! 경험 자체보다 그러한 아하!의 순간이 어떻게 오는가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되짚어보았습니다, 그 아하!가 어느 순간에 어떻게 왔는지.

 

그것은 제 관심이 `담당자와 나눈 대화, 담당자의 반응, 내 이미지, 강사료, 향후에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에 머물러 있던 것에서

산업교육 시장의 현실과 미래,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 나의 브랜드, 내가 기여하고 싶은 대상과 방식으로,

어느 순간 크게 확산되면서 일어났습니다.

관점이 그렇게 확산되자, 강사료의 문제는 어느 사이 아주 미미해졌고,

그 문제 밖으로 빠져나오는 경험을 통해서

내가 지금 그 일의 영역에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하는가에 대한 큰 그림이 한 장 만들어졌습니다.

 

문제 속에 빠져 있으면 그 문제 이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긍정적인 작용을 할 때도 있고 부정적인 작용을 할 때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작용은 `몰입`의 경험입니다.

온통 그 문제와 같이 하다가, 그 문제의 본질을 꿰뚫으면서 답을 찾는 것이지요.

부정적인 작용은 그 속에 답이 없는데 그 속에 빠져 있으면서 자신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문제 바깥으로 빠져나오나?`는 화두를 여러 날 잡고 있다가,

요즘 여러 사건들을 만나는 즐거운 경험을 합니다.

 

일의 문제에 있어서는

그 문제 자체를 둘러싼 협소한 경계를 벗어나서

그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관련 요소들로 관점을 확산시킬 때

그 문제 밖으로 나와서 오히려 그 문제에 대한 더 큰 해결책을 얻게 됩니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같이 나누어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