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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너머]편지 제187호 : 한가위에 드리는 달빛기도

HIT 1014 / 정은실 / 2017-10-01


긴 연휴지만, 긴 업무 리스트를 챙기며 오늘도 [마음너머]에 있습니다.

바쁘지만 형제들 모이는 12, 엄마 계시는 고향 가는 12일을 챙겨놓고 있습니다.


어제 늦은 저녁, [마음너머]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달을 봤습니다.

살짝 배가 불러오고 있는 달을 보며,

남편이랑 서로 '당신 배만큼 나왔다'며 웃었습니다.

 

오늘 아침 [마음너머] 골목길에는

늘 빽빽히 주차되어 있곤 하던 차들이 절반도 보이지 않습니다.

명절은 명절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가족 카톡에 큰누님이 이해인 수녀님의 '달빛기도'라는 시를 올렸습니다



달빛기도
                       
           -이해인-
 
너도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집을 향한 그리움'... 이 부분을 읽다가 가슴이 조여드는 듯 뭉클합니다.

'그리워할 것'을 가졌다는 것은,

그 크기만큼 '상실의 아픔과 다시 되돌려 경험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슬픔'도 있다는 것이지만,

그만큼 행복했던 시간도 있었다는 의미이겠지요?

 

긴 연휴 속에 들어 있는 올해 한가위,

떠나간 시간과 공간, 떠나신 분들에 대한 그리움 속에서도

지금 여기 함께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되길 기원합니다.

여러 사정으로 ''에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분들에게도

한가위 달이 포근한 치유의 기운이 되길 기원합니다.


문득, 그대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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