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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유

HIT 566 / 김용규 / 2008-04-03





그대가 양지 바른 정원에 뿌리를 내렸을 때

내 삶은 이 곳 주산지 물속에 허리를 묻었다.


150
년 세월. 간혹

마른 땅을 그리워한 날도 없지 않았으나

나는 이 곳에서

꽃 피우기 게으른 적 없었다.


부족한 호흡
.

몸을 뒤틀어야만 하늘로 닿는 길을 열 수 있지만

나는 이 곳을 제제창창(濟濟蹌蹌) 지켰다.


내 어깨에 기대어 삶을 잇는 텃새와 철새들
,

내 뿌리에 은거하며 알을 품는 버들치들,

내 줄기에서 물을 머금는 원생의 이끼들, 애벌레들


갇히고 휘어졌거늘

내 삶에 기대는 어느 생명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