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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간의 아침 산책

HIT 527 / 정은실 / 2008-04-17




아직 어둠이 덜 가신 길로 산책을 나섰습니다.

 

이른 출근길에 나선 사람들이 이따금 지나가고 새벽운동을 나온 사람들의 모습이 가끔 보입니다.

 

바람도 없는 오늘 아직 아침 산책길은 조용합니다.

 

벚꽃과 목련이 지나간 자리로 철쭉과 라일락이 보입니다.

 

어느새 활짝 핀 라일락이 반가워 그 연보랏빛 꽃송이들에 다가가 한참 향기를 즐깁니다.

 

몸의 감각이 깨어납니다.

 

가만히 눈을 감아봅니다.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 가까이서 들리는 새소리 각기 다른 속도와 높이와 간격의 소리들이 가득합니다.

까치, 참새, 또 뭐지? 그들의 이름을 다 알지 못함이 미안합니다.

 

몸의 또다른 감각이 깨어납니다.

 

맑은 소리들을 가득 담고 눈을 뜨니 더 밝아진 아침의 빛 속에 신록이 가득합니다.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은 몸이 가볍게 즐겁게 깨어납니다.

 

하려고 했던 일에 선뜻 먼저 집중되지 않고 흩어지던 마음이 모아집니다.

 

오늘도 참 감사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