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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트레스(1)

HIT 585 / 차상민 / 2008-05-10



저는 스트레스에 대해 저 나름대로 `정의`하고 또 스트레스에 대한 `처방`도 저 나름대로 갖고 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저의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 `전문가`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 (나름대로) 스트레스의 정의

 

저는 스트레스란 인간이 밀림에서 생활할 때 갑작스런 위험에서 급히 탈출할 수 있는 특별한 장치였지만 지금은 불필요하게 되어버린 `흔적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밀림 속에서 인간이 평온하게 쉬고 있다가 맹수가 나타나면 재빨리 도망쳐야 합니다. 그런데 휴식을 취하는 `평상 모드`에서 위험 상황의 `비상 모드`로 신체가 갑자기 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하다못해 자동차도 `워밍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계에 무리가 갑니다. 하물며 기계보다 튼튼하지 못한 인간의 몸이 느긋하게 쉬다가 갑자기 100m 달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그것이 가능합니다. 바로 `스트레스`란 메카니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몸은 위험이 닥쳤을 때 순식간에 `sprint` 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위험이 닥치면,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리와 팔, 그리고 머리에 혈류량이 급속히 증가합니다. 팔, 다리에 혈류량이 증가하는 것은 빨리 도망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두뇌에 혈류량이 증가하는 것은 위험 상황을 빨리 인지하고 맹수의 반대 방향으로 정확하게 도망칠 수 있게 하기 위한 판단력이 필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슈퍼맨 같은 이런 능력이 갑자기 생기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다른 기능이 멈추어야 합니다. 비행기도 이륙할 때 가장 에너지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이륙에 필요한 에너지 이외의 것은 정지시킵니다. 그래서 이륙할 때 작은 전등도 다 꺼버립니다.

 

우리 인간도 갑자기 슈퍼맨이 되기 위해서는 맹수로부터 도망치는 능력이외의 모든 기능이 정지됩니다. 예를 들어 평소의 세균과 싸우는 `면역력`은 급격히 줄어듭니다. 소화 기능도 떨어집니다. 뇌와 근육에 피를 보내기 위해서 소화기관의 피의 양이 줄어듭니다. 밥 먹고 소화시키는 것, 세균과 싸우는 것 등은 맹수로부터 달아난 후 `평상 모드`에서 작동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맹수로부터 도망치지 못하고 계속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 즉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하면, 우리 몸은 치명적인 손상을 받기 시작합니다. 활성화된 두뇌와 팔, 다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하고 신경은 날카로워집니다. 여기에서 그치면 괜찮지만 소화불량에 면역력까지 떨어져서 우리 몸의 약한 부분들이 고장 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암세포도 무방비 상태의 우리 몸을 이곳저곳을 공격하면서 치명상을 입히기도 합니다.

 

* (나름대로) 스트레스 대처법

 

스트레스를 받으면 제일 먼저 할 일이 `나의 맹수`가 무엇인지 똑바로 직시하는 것입니다. 으르렁거리는 호랑이의 소리가 어디에서 들리는지 모르면 온 사방에 호랑이가 있는 것처럼 두려움만 쌓이게 됩니다. 호랑이가 있는 방향이 어딘지, 몇 마리인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그 맹수를 똑바로 쳐다보게 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상당히 줄어듭니다. 나의 맹수가 밥맛없는 상사인지, 진급문제인지, 배우자의 잔소린지, 그리고 이런 것들을 보다 깊게 분석해서 과연 그런 것들이 나의 현재 상황에 얼마나 위험을 주는 것인지,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는지,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9 마리의 호랑이가 한 마리로 줄어들기도 하고, 때로는 호랑이인줄 알고 두려워했던 것이 사랑스런 고양이로 변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다음으로 내 몸에 쌓인 불균형을 해소하는 겁니다. 불필요하게 활성화되어 있는 근육을 이완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평소보다 더 근력이 좋아집니다. 덤밸도 더 무거운 것을 들 수 있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운동을 하면 온 몸의 피가 골고루 돌면서 몸을 상쾌하게 해주고 면역력도 회복됩니다.

뇌도 활성화 되어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책을 읽으면 이해가 빠릅니다. 평소에 엄두를 못 냈던 어려운 책도 이때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학생 때 중간고사를 앞두고 하고 싶은 것들이 굉장히 많아집니다. 영화도 보고 싶고 소설도 읽고 싶고 영어회화 학원에도 등록하고 싶고... 하지만 시험을 마치고 나면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스트레스가 없어졌으니까요. 그러니 스트레스를 받을 때 지적 활동을 많이 하게 되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자기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 (나름대로) 주의점

 

첫째, 저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그대로 따라 하다보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즐기는 습관이 생겨서 일부러 스트레스를 조장하여 탐닉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위의 스트레스 분석은 전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나름대로의 가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권위 있는 자리에서 인용하여 망신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