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약속했던 대로 생일날 하루, 나를 위해 시간을 썼습니다.

청강을 허락해준 지인의 강의를 들으며 하루를 충전하면서,

사이사이(쉬는 시간, 학습자들의 토론시간, 점심시간...)에 다음의 내용을 마음 흐르는대로 썼습니다.

 

- 감사 리스트

- 나의 길모퉁이

- 나의 성장

 

감사 리스트를 쓰는 작업은 참 뜻깊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나도 놀랄 정도로 수많은 사건들, 사람들, 장면들이 떠올라왔다는 것입니다(무려 130개가 넘는 리스트들이 나왔습니다. 더 오래 썼다면 더 많이 썼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마음 가득 감사함이 넘쳐났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써내려갔는데, 90여개째를 써내려갈 때 즈음

마음에 감사와 기쁨이 가득차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처음에는 긍정적인 사건들만 떠올랐는데,

한참 쓰다보니 힘들었던 일, 그 당시로는 아팠던 일까지 떠올라왔다는 것입니다.

고통도 그것으로부터 배우고 나면 나의 자원이 되고 그로 인하여 저절로 감사하게 됨을 보았습니다.

 

나의 길모퉁이를 돌아보기 위해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싶은 것을 편안히 써내려갔습니다.

그렇게 한 후에, 특히 중요한 계기들을 뽑아보니 일곱 개가 뽑혔습니다.

 

1. 우연처럼 다가온 나의 천직 : 첫 회사에 우여곡절 끝에 교육담당자로 입사를 선택했던 것

2. 나의 또 하나의 삶을 만남 : 결혼을 하여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된 것

3.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위한 시도 : 회사를 그만 두고 상담심리를 공부하기 시작한 것

4. 본격적으로 나의 일을 시작 : 00사 프로그램을 계기로 일을 본격화하며 개인 사업자 등록을 한 것

5. 일의 지평 넓힘 : 역량개발연구소 시작. 산업 및 조직심리학 공부 시작한 것

6. 더 깊은 나와의 만남 : 각종 의식수련 프로그램을 경험한 것

7. 나의 일의 좋은세계에 용기 있게 진입함 : 씨앗에서 숲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

 

나의 길모퉁이에 내 선택들이 있었음을 보았습니다.

우연처럼 다가온 일들로 있었지만 결국 그것을 선택하고 몰입한 것은 나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또 앞으로 어떤 길모퉁이를 만나 삶의 어떤 문을 열게 될까,

지나온 아름다운 모퉁이들을 바라보며 설레임을 느꼈습니다.

 

나의 성장을 정리하는 작업은 의외로 짧았습니다.

몇 줄 쓸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몇 줄 안되는 내용이 참 큰 내용이었습니다.

하루하루의 나는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긴 세월을 한 번에 돌아보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감사 리스트를 작성하며,

나의 길모퉁이를 돌아보며,

나의 성장을 느껴보며,

깊은 호흡이 고요하게 일어남을 느꼈습니다.

그 호흡에 나의 그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살아 호흡하는 동안, 내 몸 깊이 흐르는 내 호흡 속에 그 기쁨과 감사가 영원하라 기도하며 담았습니다.

 

나의 긍정적 상태를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이나 글을 만들어 책상 앞에 두려던 계획이

그 계획 이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하루를 그렇게 쓴 바람에 다음 날 강의 준비를 뒤늦게 하느라 새벽 1시에 잠이 들었지만,

생일날 그날 하루와 내 몸에 남긴 기쁨과 감사의 호흡은

이제까지 내가 나에게 한 선물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선물 중의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