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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의 시간 선물

HIT 664 / 정은실 / 2008-06-14



바쁠 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어디서 시간을 살 수 없을까?` 하지만 살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사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 내가 원하는 것과 똑같이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역시 내 시간을 좀 써야 한다. 또 일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불가능한 일도 있다.

 

최근에 `시간을 살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빈틈 없이 꽉 차여진 일정에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힘이 들었고, 중요한 책 원고 쓰기 작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체력이 소진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요일인 오늘 거짓말처럼 내가 바라던 일이 일어났다. 시간이 무려 4일이나 생긴 것이다. 다음 주 화요일 수요일 예정되었던 강의 하나가 갑자기 수강생 인원 부족으로 취소가 되어 강의자료 준비 및 강의수행에 들어가는 약 4일간의 시간이 선물처럼 생긴 것이다!

 

그 전날부터 진행 중이었던 강의를 마친 금요일 오후 3시부터 두말글 코칭이 시작되기 전 4시간 동안 나는 마음껏 이 선물을 즐겼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마중하고,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고 대화를 하고,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서 그냥 가만히 앉아 있기를 했다. 그리고 일찍 출발해서 도로의 교통흐름을 즐기며 드라이브를 해서 두말글 코칭이 열리는 장소로 갔다. 늘 급하게 움직이던 길을 여유있게 가는 것도 휴식이었다.

 

이렇게 여유롭고 싶었던 내 마음이 강의취소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닐까 재미있는 상상도 해봤다. 지금 나는 수백만원이 생긴 것보다 4일간의 시간이 생긴 것이 더 반갑다. 이번 주말은 `해야 할 일` 하기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 하기를 하면서 즐겨야 겠다. 그리고 나를 위한 시간선물을 만들어내는 방법들을 좀 더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