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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앵커 하나

HIT 664 / 정은실 / 2008-06-17




앵커(anchor)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뜻이 떠오르시나요?

 

영어사전을 찾으면 `닻`으로 해석되는 단어인데,

NLP라는 심리치료 체계에서 쓰이는 `앵커`라는 말의 의미는,

어떤 심리적 상태로 이끌어주는 도구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물건일수도 있고 소리일수도 있고 이미지일수도 있고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냄새일수도 있고 어떤 촉감일수도 있고 단어일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노래를 들으면 과거의 어느 장면이 떠오를 때, 그 노래가 앵커입니다.

자신의 꿈을 적어놓은 종이를 보고 미래에 대한 다짐이 떠오르며 가슴이 뭉클해질 때

그 꿈이 적힌 종이가 바로 앵커가 된 것입니다.

누군가를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면 그 사람이 바로 그 따뜻함을 일으킨 앵커 역할을 한 것입니다.

 

앵커는 경험 속에서 우연히 생기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만들수도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앵커를 만드는 것을 앵커링이라고 합니다.

 

최근 저는 앵커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선생님 한 분이 보내주신 이메일 답신입니다.

지방에서 강의를 마치고 올라가는 길에 그분이 보내주신 레터에 답신을 했더니

기운 내라고 보내주신 짧은 글이 참 좋아서,

`나의 앵커`라는 이름을 붙여서 노트북 바탕화면에 문서를 만들어 놓고 가끔 들여다봅니다.

그분의 격려가 떠오르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특히 강의를 썩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날, 이 앵커를 열어보면 힘이 납니다.

이러한 앵커가 없이도 마음의 상태를 잘 관리해갈 수 있게 된다면 정말 바람직하겠지만,

자신을 위한 좋은 앵커들을 일상 곳곳에 장치해두는 것도 마음의 상태를 관리하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여러분도 이런 앵커가 있으신가요?

없다면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떠신지요?

나를 기운나게 하는 장면, 사진, 말, 소리, 음악, 동작, 물건, 사람, 글... 무엇이든 앵커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앵커들을 자기 가까운 곳에 둬보세요.

아, 참, 부정적 앵커들도 있답니다.

부정적 상태를 유발하는 앵커들이 있다면 잘 발견해서 긍정적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제거해버리세요.

 

아래 내용은 노트북 바탕화면에 문서화일로 담아놓은 제 앵커입니다.

여러분의 앵커 만들기에 도움이 되실까 하여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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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구본형

To: 정은실

Sent: Saturday, May 31, 2008

Subject: RE: RE: [구본형 변화 경영 연구소] 자부심은 어디서 올까 ?

 

 

눈부신 토요일이다.

날씨는 어제 비왔다 하여 오늘 햇빛을 가득 뿌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강연을 잘 못한 날, 흐린 날처럼 마음이 무겁지만

다시 다음 날 폭포처럼 쏟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실은 특별한 강연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꿈벗 모임에서 학수를 따라 왔던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그대에게 짧은 강연을 해달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언젠가 그대가 또렷또렷 강연하는 것을 듣고 싶구나.

나는 그대의 팬이다.

 

----- Original Message -----

 

 

From: 정은실

To: 구본형

Sent: Friday, May 30, 2008 2:05 PM

Subject: RE: [구본형 변화 경영 연구소] 자부심은 어디서 올까?

 

 

강의 마치고 올라가는 길, 영동 고속도로 문막 휴게소에서

선생님 글을 읽었습니다.

 

이번 강의는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3시간이란 시간을 흠뻑 활용하지 못하고,

함께 했던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스며들지 못했습니다.

오늘 주제에 담은 이야기들이 내 삶에 더 깊게 일치되지 않은

설익은 내용이어서 그랬을까 하고 반성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지극정성을 기울이지 못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