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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평가를 하고 나서

HIT 508 / 정은실 / 2008-06-28



 

오늘은 학교 성적평가 마감일이었습니다.

두 과목에 학점을 부여했습니다.

그 중 한 과목에서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과목이었기 때문입니다.

학기 초에 공개한 성적평가 기준에 따라서 평가를 하고 보니

실제로 C 학점 이하를 부여할 학생은 8명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할당된 상대평가비율을 따라야했기 때문에

성적 순으로 추가 7명에게 더 C 학점을 부여해야 했습니다.

 

사실 내 마음으로는 60% 이상의 학생들에게 A 학점 이상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학생들이 몰입했고, 내가 생각했던 이상의 성과를 냈고,

그들 스스로도 한 학기 동안 얻은 것들이 많았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한 학기 동안 대부분의 학생들은 즐겁고 활기차게 학습활동에 몰입을 했고,

의례적이 아닌 깊게 고민한 보고서를 거의 매 시간 제출했고,

49명 중 무려 31명의 학생들이 선택보고서까지 작성을 했습니다.

선택보고서를 제출한 학생 가운데 10여명 이상은,

단지 제출용 보고서가 아니라 그 이상의 열성을 담은 학습결과물을 제출을 했습니다.

 

이제까지 강의했던 과목들은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과목들이라서

이런 경험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부득이 상대평가를 하며 많이 씁쓸합니다.

1등부터 꼴찌까지 줄세우기를 하는 여러 곳의 바람직하지 않은 평가방식들이 떠오릅니다.

 

오늘 C 학점 이하를 받은 학생들이 스스로의 학업성취도를 C 학점 이하라고 여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상대평가 기준에 따라서 매겨진 학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얼마나 한 학기 동안 성실하게 몰입했고,

의미 있는 통찰을 했고,

그 과정으로부터 배웠으며,

다음 학습을 위한 디딤돌을 얻었는가 라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