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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의 감사기도

HIT 582 / 정은실 / 2008-10-30

 


어제는 몸살기운이 많이 느껴져서 거의 하루 종일 잠을 잤습니다.

급히 회신을 해야 할 자료 하나만 간단히 만들어 보내고는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고 나면 잠이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밤에는 또 평소처럼 잠이 들었습니다.

 

긴 잠에서 깨어난 오늘 아침,

차갑고 고요한 대기 속에 환하게 비치는 가을햇살 같은 신선함을 느끼며 눈을 떴습니다.

아직 몸 구석구석이 결리고 막혀 있는 곳들이 느껴지지만

길고 편안한 잠이 나를 회복시킨 것 같습니다.

요 며칠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몸이 그렇게 무거웠던 것이 이유가 있었던 것인데
그것을 무시했더니 몸이 드디어 어제 시위를 일으킨 것입니다.

 

몸이 시위를 할만도 했습니다.

지난 2주일 이상 여러 가지 일들로 가만히 멈추고 쉬어준 시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충만한 경험들을 하는 시간들이기는 했지만

움직이는 만큼의 영양과 휴식을 공급해주지 않았더니 몸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어버린 것입니다.

 

출판사로 보내야 하는 수정 원고, 읽어야 할 책, 번역해서 준비해야 하는 발표,

강의준비, 정리해야 할 자료들, 쓰려고 하는 글들, ...

늘어서 있는 일감들은 여전히 그 곳에 그대로 있지만,

쉬고 나니 그 줄지어 서 있는 일들이 조그맣게 느껴집니다.

미련하게도 내가 일만 껴안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일에 대한 부담까지 껴안고 있었나봅니다.

 

`오늘`은 `오! 하는 감탄이 늘 이어지는 시간`이어야 한다는 이병창 목사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또 어떤 감탄들을 하게 될까 설렘이 일어납니다.

아침 햇살 같은 즐거움이 재잘재잘 일어납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스스로 깊은 호흡이 일어납니다.

 

고맙고 그리운 얼굴들을 미소와 함께 피어 오릅니다.

하나하나 떠오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고요한 기쁨이 그들 안에 가득하길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아, 몸의 에너지와 달리, 마음의 에너지는 이렇게 쓸수록 커지는군요...

머리가 시원해지고 마음이 따뜻하고 넓어집니다.

 

살아 호흡할 수 있고,

느끼고 생각하고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내 안에 있음이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 사람들이, 일들이 있음이

한 없이 감사한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