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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Here and Now)

HIT 511 / 정은실 / 2008-11-08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하라.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을 가장 귀한 사람으로 여기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겨라.

지금 여기에 머물러라.

지금 여기를 온전히 경험하라.

 

참 많이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는 `지금 여기`에 온전히 머무르며 경험할 수 있을까요?

그러한 경험을 얼마나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요즘 집단심리치료 과목을 수강하고 있는데 담당교수님이 인상적인 예를 들어주셨습니다.

 

A라는 사람이 1년 전에 B에게서 적지 않은 돈을 빌려가서 요긴하게 썼다.

A는 몇 개월 후에 이자까지 해서 그 돈을 B에게 모두 갚았다.

그런데 오늘 A가 B에게 서운한 행동을 했다.

B는 자기가 A에게 돈을 빌려주며 도와주었는데 A가 자기에게 그런 행동을 한 것이 많이 속상했다.

A는 자기가 갚을 것을 다 갚았기 때문에 B와 자기 사이에는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예에서 B는 온전히 `지금 여기`에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닐까요?

답은 `아니다` 입니다.

B는 오늘 일어난 A와의 일을 온전히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1년 전 자신이 A를 도와준 상황에서 A와의 현재 일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경험을 한다는 것은,

과거의 상처에도 미래의 불안에도 묶이지 않고

아무런 왜곡 없이 아무런 윤색 없이 아무런 편견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현재를 경험하고

현재의 의미를 온전히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 무엇으로도 현재의 경험을 희생시키지 마라.

그대로 경험하라.

지금 여기에 열려서 온전히 접촉하고 그 의미를 감지하라.

그저 느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의미를 얻어라......

 

`지금 여기`의 의미가 참 깊지요?

오늘 나의 많은 행동들도 `지금 여기`에 머무르지 못했음을 돌아봅니다.

부모님과의 대화 중에도 과거의 영상들이 떠오르며 부모님과의 현재 경험이 왜곡이 되더군요.

그냥 그대로 들으면 될 것을 내 머릿속 과거의 기준들이 작동하며 내 방식으로 듣고 있더군요.

다음 주의 과제들을 떠올리면서 잠시 마음이 바빠지더군요.

지금 여기 오늘은

낙엽비의 아름다운 곡선과

땅 위에 깔린 잎들과 가지 위의 잎들이 만드는 환상적인 조화가

깊은 가을 정취를 만들어내고 있는,

더도 덜도 아닌 그저 아름답고 고요한 가을날이었을 뿐이었는데 말입니다.

 

당신은 어떠셨나요?

 

오늘 하루 얼마나 `지금-여기(here & now)`에 머무르며 경험하며 의미를 알아차리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