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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30분, 짧고도 긴 시간

HIT 515 / 정은실 / 2008-11-12



만나면 참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어느 저녁에

아무런 제목 없이 편안히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로수가 아름다운 밤길을 천천히 걸으며 대화하다가

문득 발길이 머문 분위기 좋은 노천 까페에 들어가서

늦가을의 공기를 그대로 느끼며 차 한 잔을 나누고 있는데

세심한 까페 주인이 손님들의 추위를 염려하며 포근한 담요를 가져다준다면,

그래서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그 자리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흘러나올까요?


오늘 그렇게 좋은 사람들을 두 사람 만났습니다.

16년이라는 나이 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당차고 자유롭고 삶에 성실한 아름다운 아가씨와

2년 후 마흔이 되면 인생 2막을 힘 있게 열어보려고 늘 깨어서 준비하고 있는

늘 반짝이는 눈매를 하고 있는 또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과는 너무나 분위기가 달라서 밖에서 볼 때에는 좀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매콤한 음식이 맛있었던 싸구려 호프집같던 타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신사동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목적도 없이 왕복하여 걸었습니다.

잠시 차 한 잔 하려고 들린 까페에서 날씨도 추운데 굳이 바깥 자리를 선택해서 앉았습니다.

도심의 한 골목길에 그렇게 은행나무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고즈넉한 곳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몸에 한기가 느껴질 무렵 세심한 주인이 마련한 듯한 포근하고 커다란 담요가 전해졌습니다.

몸이 점점 따뜻해졌던 것은,

쇼올처럼 어깨에 둘렀던 그 담요 때문이었던 것인지

마음을 열고 나누었던 대화 때문이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2시간 반 남짓 짧은 시간이 오래 함께 있었던 듯이 깊고 편안했습니다.

몸살 기운이 있어서 하루 내내 몸이 편치 않았는데,

그들을 만나고 돌아와서 오히려 몸이 더 가뿐해졌습니다. ^^

 

내일은 오후에 25명의 사람들을 처음으로 만납니다.

강의를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이지만, 그분들과의 3시간도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리적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나누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오늘 또 배웠습니다.

내일 강의에서도 그 배운 바를 적용해보며 더 깊게 배워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