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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4주년

HIT 659 / 정은실 / 2008-11-14



결혼 14주년 기념일인 오늘,

오후에는 강의가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고,

저녁에는 예정에 없던 지인의 방문이 있어서 늦게까지 우리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기념일을 별나게 보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냥 보내버리기에는 아쉬워서

11시가 넘은 시간에 밖으로 나가서 1시간 넘게 긴 밤산책을 했습니다.

 

인적도 별로 없는 낙엽 깔린 산책길을 걸으면서

결혼 14주년을 맞은 서로의 소감을 이야기하며 시작한 대화는

앞으로 쓰고 싶은 책 이야기,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비슷한 길을 걸으며 함께 대화하고 조언하고 격려할 수 있는 사람이 늘 곁에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부부라는 귀한 인연이 되어 14년을 한결같이 함께 했던 것은 어쩌면

우리를 닮기도 하고 닮지 않기도 한 두 아이의 부모가 되는 것 외에도,

우리의 재능으로 만들 수 있는 책과 프로그램들을 함께 만들어보라고

이미 아주 오래 전에 예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오늘 문득 듭니다.

 

원래 우리는 같은 공부를 했던 사람들도 아니고,

조직에서도 완전히 같은 일을 했던 사람들이 아닌데,

서로의 성향도 가치도 다른 부분들이 참 많은데,

동료의 인연으로 만나고 부부의 인연도 갖게 되면서 참 많이 닮아가고 있음을 봅니다.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격려자이고 절대적인 응원자인 사이,

때로는그 누구보다도 매서운 피드백을 해주는 사이,

때로는 서로의 재능을 부러워하기도 하는 동료 사이,

하지만 늘 서로의 성장과 발전이 자신의 일처럼 반갑고 기쁜 사이,

부부이면서 동료로, 동료이면서 부부로

함께 서로의 느린 발걸음에 보조를 맞추어주며 성장해온 14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합니다.

 

오늘 밤산책을 하며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살아온 세월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잘 살아가자고,

그리고 앞으로 쓰고 싶다고 이미 마음에 떠올라온 세 권의 책 주제를 이야기하며

매년 한 권의 책을 써가자고 다짐을 했습니다.

 

꿈을 꾼다는 것, 꿈을 나눈다는 것, 나눔을 통하여 그 꿈이 더욱 커진다는 것.

그것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