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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 줄 수 있는 선물은 무엇일까

HIT 503 / 정은실 / 2008-11-20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내적 변화가 일어났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순간에는 어떤 큰 외적사건들이 있기도 했고, 갑자기 다가온 듯한 통찰이 있기도 했습니다.

 

지금 문득 떠오르는 한 순간이 있습니다.

어느날 참 행복한 느낌 속에 길을 걸으며 세상 속의 나를 느끼다가 알았습니다,

내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이 얼마나 많은가를.

사계절마다 그 신비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도 내가 심은 것이 아니고,

내가 유용하게 쓰고 있는 물건들도, 입고 있는 옷도, 먹고 있는 음식들도 내가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 머릿속의 지식도 아주 오래 전 누군가의 지혜이거나 실험의 결과들로 말미암은 것들이었습니다.

심지어 내 몸도 내가 선택하고 내가 만들어서 이 세상에 있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이 세상의 인연이 나에게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 세상에 존재했던 혹은 존재하고 있는 누군가로부터 내가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받은 것에 비해서 내가 세상에 준 것은 무엇인가를 돌아보니 참 초라했습니다.

아마도 그때부터였나봅니다.

감사하기가 좀 더 쉬워졌고, 기여하기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정말, 한 개인이 세상에 줄 수 있는 선물은 무엇일까요?

 

언젠가, 어떤 글에서, `직업을 통하여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읽고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직업이란 우리가 깨어있는 시간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고

자신의 관심이나 역량과 일치하는 것을 고르기 쉽기 때문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어떤 사람은 `우리가 행복해하는 모든 순간이 바로 세상에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고, 행복이라는 것은 전염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행복해하는 것이 곧 이 세상의 다른 부분에 행복 에너지를 퍼지게 하는 것이 되므로

나의 행복 자체가 세상에 대한 선물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봉사활동을 통해서, 기부를 통해서, 눈에 보이는 큰 선물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상 속에서, 자신이 가장 기쁘게 잘 할 수 있는 통하여 세상의 한 부분에 기여하는 일,

그리고 자기 자신이 먼저 행복해지는 일,

그것도 우리가 세상에 줄 수 있는 큰 선물인 것 같습니다.

 

오늘 나는 얼마나 행복했나를 질문해보는 것도 좋겠군요.

내 주변의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좋겠군요.

요즘처럼, 경기침체로 씀씀이도 마음도 위축되기 쉬운 때에는 더욱 행복해지기를 해봐야겠습니다.

이미 세상으로부터 너무 많은 선물을 받은 행복한 자신을 알아차리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