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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어울리는 관계의 조건, `소통`

HIT 636 / 정은실 / 2008-12-28

 


오늘 서로 잘 어울려 보이는 어떤 부부를 만났습니다.

남편은 마흔을 훌쩍, 부인은 마흔을 살짝 넘었지만 이제 결혼 2년 정도가 된 신혼부부였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만나 결혼을 하게 된 두 사람의 결혼 사연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다가,

잘 어울려 보이는 것이 아니라 참 잘 어울리는 부부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독신주의자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맞선도 여러 번 보았다고 하는데 대화가 통한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서로를 만났는데,

처음 만난 날부터 자정이 가까웠는데도 헤어지기가 아쉬울 정도로 대화가 잘 통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두 사람은 자주 새벽 2시까지도 대화를 나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아니고, 성격유형이 같은 사람들도 아닙니다.

남편은 신중하고 책임감 강하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현실적이고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고

부인은 밝고 명랑하고 성취 지향적이면서도 영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입니다.

성격유형에 대한 강의를 하다보면 어떤 성격들이 서로 잘 어울리나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중요한 것은 성격 자체가 아니라,

성숙함과 서로에 대한 애정과 서로의 가치관에 대한 존중임을 오늘 그 부부를 보며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런 부부는 서로의 성격이 어떠하든 서로 잘 소통하며 대화를 합니다.

 

부부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잘 지내는 친구들, 잘 지내는 동료들, 잘 지내는 상사와 부하들, 잘 지내는 가족들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자주 대화를 나누거나, 혹은 어쩌다가 대화를 나누더라도 깊게 대화를 나눌 줄 압니다.

 

내 주변을 돌아봅니다.

저 사람을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를 만나기 전에 생각해야 하는 관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관계가 그렇습니다.

많이 기대하고 만났지만 별 뜻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는 관계도 있습니다.

내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을 더 많이 기대하며 만난 관계가 그렇습니다.

그저 반갑게 만나서 물 흐르듯 흐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헤어지는 관계도 있습니다.

오래된 친구,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별 기대 없이 만났거나 우연히 만났거나 한 번의 만남이었지만

뜻 깊은 시간을 함께 하고 헤어지고도 헤어지지 않은 듯

그 시간과 그 만남이 마음에 남는 관계도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선물처럼 갖게 되는 참 감사한 관계입니다.

 

부부는 어떤 관계일까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서로에 대한 기대와 약속을 안고 만나는 관계입니다.

서로를 위하여 자신의 일정 부분을 조건 없이 헌신하기로 하고 만나는 관계입니다.

늘 함께 있지는 않더라도 결혼으로 맺어진 ‘가정’이라는 공동의 원 안에

서로의 세계가 많이 겹쳐져 있는 관계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많은 것을 나누고, 서로를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관계입니다.

서로의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에 대하여 가장 잘 알 수 있는 관계입니다.

물론, 서로 잘 지낼 때 그렇습니다.

서로 잘 지내지 못할 때에는 서로를 가장 힘들게 하는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마흔 전후의 나이에 서로에게 잘 맞는 짝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부부를 오늘 만나며

잘 어울리는 부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그것은 ‘소통’입니다.

‘소통’은, 서로의 성격적 조화가 아니라, 어떤 성격유형끼리 만났든 각자의 성숙함을 필요로 합니다.

‘소통’은, 서로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헌신을 필요로 합니다.

‘소통’은, 자신의 가치관에 일치시키려는 강요가 아니라, 상대의 가치관에 대한 존중을 필요로 합니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이라면 그 어떤 조건보다도

‘서로 얼마나 잘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미 결혼을 한 부부들이라면,

서로 얼마나 더 잘 소통해갈 수 있는가를 배우고 실천해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 자신의 삶을 위하여,

그리고 그들을 통하여 ‘가장 가까운 사람들 간의 소통’이 무엇인가를 배울 그들의 자녀를 위하여 참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