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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촉촉하고 부드러운 봄의 기운 담아 축복을

HIT 525 / 정은실 / 2009-02-04



입춘입니다.

그래서 어제 밤 산책길에 아직 단단히 여미고 있는 나무의 잎눈들을 바라보다가

뾰족뾰족 돋아날 새잎들이 문득 보고 싶어졌나봅니다.

 

올해 입춘은 새벽 1시49분에 들어왔다는군요.

아침에 눈을 떠서도 입춘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데,

새봄이면 입춘첩을 보내주는 제자의 이메일을 보고 알았습니다.

아, 새벽에 입춘이 왔구나!

 

제자가 정성스럽게 써서 보내준 입춘첩을

며칠간 잘 보관해둔다고 어디에 잘 넣어두고는 그만 그 위치를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입춘첩을 현관문에 붙이지 못하고 그저께 좀 일찍 마음에 붙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특별한 일이 없었는데도

눈을 떠서부터 하루 내내 계속 기분이 봄햇살처럼 밝았습니다.

 

좋은 기운이 좋은 기운을 끌어당겼을까요.

아침에는 책쓰기 프로젝트 멤버들이 이번 일요일 하루내내 모일 좋은 공간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고,

오래 기획 중이던 블로그의 이름과 구조를

교산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별로 어렵지 않게 아주 마음에 드는 것으로 찾아냈고,

작년에 만났던 어느 회사 연수원 교육 담당자분으로부터 반가운 안부전화를 받았고,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는 어느 연구소의 자료요청 전화도 받았고,

많이 편찮으셔서 요즘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던 아버지가,

오늘은 차려드린 음식을 맛있게 드셨습니다.

이제 하루하루 더 따뜻하게 다가올 봄.

어려운 때이지만 모두의 겨울같은 마음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짙고 딱딱한 나뭇가지를 열고 연둣빛 여린 새싹이 나오는 것은,

흙과 돌을 밀치고 여린 풀잎이 얼굴을 내미는 것은,

누구도 칠하지 않았는데 산천이 파스텔톤이 되는 것이 되는,

그러한 자연의 기운을 느끼며 문득 `희망`이라는 단어를,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을 만나며

마음이 어떤 질곡으로부터 순간 벗어날 수도 있는 것은,

그 모두는 분명 기적입니다.

그 기적이 우리를 살아 숨쉬고 있게 합니다.

 

마음이 새봄의 잎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워지는 입춘입니다.

내가 아는 모든 분들에게, 내가 느낀 봄의 기운을 담아 축복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