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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대상으로 한 실험, 또 하나의 프로그램과 책에 대한 꿈

HIT 545 / 정은실 / 2009-02-06



봄 기운은 완연하지만,

하늘은 밝았다 흐렸다 하는군요.

정확히 말하면 하늘은 그대로인데 구름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군요.

오늘 밝은 회색빛 구름이 덮인 하늘 아래 세상이 고요합니다.

바람도 거의 없군요.

 

오늘 기분이 어떠신가요?

 

나는 아침에 기분이 많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습니다.

약간의 부정적 자극들에도 마음이 민감하게 반응을 하면서 가슴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나는 과거 어린 시절에 비해서 최근에는 비교적 안정된 정서 기조를 가진 사람인데,

요즈음 시작한 `정서`에 대한 스터디 작업 때문에

내 내면 살피기 작업을 하다가 아주 더 민감해졌습니다,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오늘 아침에도 마음에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두 가지 생각이 같이 나타났습니다.

`아, 또 뭐야, 내 마음이 왜 이렇지?` 그리고 `야, 이거 또 실험거리가 생겼군. 이걸 어떻게 처리해보지?`

 

요즈음 세상에는 마음에 대한 대중적인 글들만 넘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학자들의 연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성이 주류를 이루는 조직 장면에서도

감성의 영향을 파악하고 감성의 기능을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 사회 전체가 어떤 한 방향으로 같이 움직여가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살짝 붐이 일었다가 없어져버리는 일들도 많긴 하지만,

삶과 인간들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공동의 관심사들은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스러지지 않고 더 큰 힘을 얻어가며 전진을 해가니 말입니다.

마음에 대한 연구도 그런 전진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마음`이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조절하는 지에 대한 많은 주장들이

이미 세상에 나와 있습니다.

다만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 있어서,

또 이론적으로 검증되기보다는 현자들에 의해서 직관적으로 주장된 것들이 많아서

무엇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에게 적용해야 효과적인가 갸웃거리게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일단 적용해보더라도 지속하는 힘을 얻기가 쉽지 않구요.

 

그래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그 미묘한 마음의 세계에 한 걸음 같이 손잡고 걸어가는 책을 만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당연히 이 책은 구체적인 방법을 담고 있어야 하고, 왜 그래야 하는가 하는 납득이 가는 설명이 있어야 하고,

실제로 효과가 있는가 하는 실험 결과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슴에 와닿는 글로 표현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책에 담길 내용 모두가 내가 먼저 진정으로 믿는 것들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 이전에 나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 나를 대상으로 한 마음의 작동법을 연습하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만이 아니라, 이 실험 자체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됨을 봅니다.

 

내가 믿는 바를 내가 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나의 신념,

내가 행한 것이라야 타인에게도 정직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나의 신념,

기타 여러 상황과 사람과 관련되어 내가 가지고 있는 여타의 신념들을 알아차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내 마음의 작동과정을 알아차리고 관찰하고 조절하는 행위 자체가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오늘 아침의 실험도 성공적이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잠시 추적을 해보니, 역시나 최근 반복되고 있는 내 패턴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정적 정서의 근원을 통찰하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그 정서로부터 해방이 되지만,

오늘 나의 경우는 통찰만으로 정서해소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 3가지 방법을 적용해봤습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거리를 두며 실험을 진행한 것 자체가 효과를 가지고 오기도 했겠지만,

적절한 방법의 적용은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 실험들은 몇 개월 후에 시행해볼 정서관리 프로그램에 한가지 방법으로 들어가기도 할 것입니다.

 

기다려집니다.

머지 않아 그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가.

그 프로그램에 참가한 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후에 돌려주실 피드백들이.

그들의 피드백을 담아 완성될 최종 프로그램의 모습이.

그 프로그램을 담아서 엮어낼 한 권의 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