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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 만들기

HIT 621 / 정은실 / 2009-02-10



입춘을 맞으면서 봄기운이 정말 가슴 속으로 들어왔나 봅니다.

주변 상황들이 변한 것은 별로 없는데 마음에 촉촉하고 부드러운 싹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도 아니고 여기저기에서 막 올라오고 있습니다.

문제들을 풀어가기 위한 아이디어, 현재 상황에서 집중해야 할 것들, 지금 이곳 일상의 아름다움들이

왜 그동안 못 봤을까 싶을 정도로 눈앞에 모습을 파스텔 톤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덕이 심한 마음이 또 오르락내리락 할 것을 아는지라,

비록 그 변덕스러운 흐름을 타면서도 일상의 균형을 만드는 법에 이제 좀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내리막 탈 것을 대비해서 좋은 방법을 하나 마련했습니다.

 

집 안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안방의 가구들 위치를 바꾸어서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서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도록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바꿀까 고민하고 정리하는 데에 한 시간쯤이나 걸렸지만,

내가 움직이기에 적합하게 잘 정돈한 곳에 앉으니 마음까지 확장되는 느낌입니다.

필요없는 것을 없애버렸더니 공간이 넓어지기까지 해서 더 편안해졌습니다.

눈에 걸리는 것이 없는 공간을 만들고 나니,

빨리 저 곳에 앉아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더 쉽게 일어납니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회사에서 근무를 하던 시절에도 나는

사각의 내 공간을 가장 내가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많이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주변 환경이 어떠하든 신경 쓰지 않고 현재 하는 일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자신을 위한 공간을 최대한 만들어보는 것은 좋은 차선책이겠지요?

마음의 공간만이 아니라, 물리적 공간도 우리에게 좋은 에너지 장을 형성시켜주니까요.

 

별로 바꿀 여지가 없어, 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한정된 공간 속에서도 여러 가지 변형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에 내 공간을 만들면서 알았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익숙해져서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조금만 다르게 들여다봐도 현재 내가 있는 곳을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이 있어요.

뭔가를 옮겨버릴 수 없다면,

스트레스 받을 때 들을 수 있는 좋아하는 음악이 담겨 있는 오르골 하나만 올려두어도 좋을거예요.

다른 팀원들의 업무에 방해가 될거라구요?

실험해보세요.

오히려 어쩌다 울리는 그 음악소리를 함께 반기며 즐길겁니다.

방해가 될거라고 생각하는 자기 마음이 그러한 실험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일단 해보고 방해가 된다면, 그때는 혼자 휴게실에 들고 가서 켜도 되지 않을까요?

 

나도 이번에 공간을 바꾸어보고 알았습니다.

진작 바꿀 수 있었는데,

괜히 힘만 들고 바꿔봐야 별 차이가 없을거야, 하는 그런 생각들이 장애가 되었다는 것을요.

해보지 않고는 모릅니다.

하마터면 만들지 못했을 이 편안한 공간을 보면서,

내가 가진 한정들을 생각해보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