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개발연구소 로고

자신에게로 닿는 길

HIT 617 / 김용규 / 2007-05-12









의사소통엔 무엇이 필요한가요?

 

사진은 등나무 꽃에 찾아든 호박벌이 꿀을 얻으며 수분을 돕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만히 서서 들여다보면 호박벌이 꿀이 있는 위치를 단박에 찾아 주둥이를 꽂고

꿀을 빨아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벌이 위치를 찾아 헤매느라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 거의 없는 셈이지요.

 

벌은 어떻게 꿀샘이 있는 곳을 한 번에 정확히 알고 빨대를 꽂을까요?

등꽃을 자세히 한 번 보세요.

꿀이 있는 위치로 종이를 접은 듯 줄이 나있고,

그 곳으로 노란색을 점점 짙게 만들어 놓아 정확히 꿀이 있는 위치를 일러 주고 있습니다.

보이세요?

 

그렇습니다. 등나무 꽃은 자신에게로 닿는 길, 즉 소통의 유도선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그 유도선을 따라 호박벌도, 꿀벌도, 등애도 단박에 꿀이 있는 위치로 찾아듭니다.

 

벌과 깊어지기 위한 등나무꽃의 노력이 거기서 멈추었나요?

아닙니다.

다시 꽃을 자세히 살펴보면 벌이 발을 딛고 서서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탐하도록

노오란 부분 아래에 발판이 될 만한 꽃잎을 모아 받침 꽃을 만들어 놓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벌이 보다 편안하게 앉아 자신을 탐할 수 있도록 소통을 위한 배려의 기제를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소통을 향한 기나긴 진화가 놀랍습니다.

 

 

우리 인간은 어떻게 소통하던가요?

인간은 서로 문자와 언어를 만들어 소통하는 위대함을 가진 생물이라지만,

인간들끼리도 정작 소중한 마음은 나누지 못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하물며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우리는 함께 살며 어떤 말을 주고받고 있나요?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유도선인가요? 아니면 배려의 기작인가요?

등나무 꽃에게서 또 한 수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