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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10년 10가지 풍광

HIT 476 / 정은실 / 2009-03-11




요즘 벗들과 `꿈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꿈 나누기를 하고 있습니다.

벗들과의 까페에 오늘 올린 글을 이곳에도 올립니다.

내 가슴 안에 이미 있던 좋은 세계의 풍광들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니 참 좋군요. 

 




여주 10년 10가지 풍광

 

 

하나. 씨앗에서 숲으로, 내 삶의 아름다운 소명.

 

한 개인이 자신의 씨앗을 발견하고 한 그루 나무로 키워내고 누구나 걷고 싶은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과정을 돕고자 했던 이 프로그램은 이제 대기자들이 생길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 여러 차례의 실험과정을 거치면서 나와 함께 진화되어온 이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의 자기변화과정을 성공적으로 돕고 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진정으로 자기다운 모습으로 힘 있게 세상을 만나고자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하여 온갖 삶을 만났고, 헤아릴 수 없는 자연의 신비를 만났고, 내 삶의 소명을 만났다.  

 

 

 

둘. 가족, 그 사랑과 감사.

 

바라만보고 있어도 눈물겹게 아름답고 감사한 나의 가족. 남편은 쉰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 소년 같은 눈빛을 하고 있다. 자신의 영역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자신의 이름으로 낸 여러 권의 책과 칼럼으로 요즘 강의에 적당히 바쁜 그의 목소리가 맑으면서도 중후하다. 아빠를 꼭 닮은 영민한 찬빈과 나를 닮은 섬세한 서웅은 여전히 사이좋은 형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공부에 몰입해있는 두 아이들은 얼마 전 의식수련 프로그램에도 다녀왔다. 우리는 서로의 독립적 공간을 존중하되, 한 달에 한 번은 함께 1박2일 여행을 하고 1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하기로 한 약속을 몇 년째 지켜오고 있다.  

 

 

 

셋. 두려움 없이 말하고 글쓰기 코칭 프로그램, 내 재능을 통한 기여.

 

지인의 요청으로 우연히 시작했던 두말글 프로그램이 계속 되고 있다. 말과 글로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사람들이 경험하는 두려움을 조절하는 것을 돕고자 했던 이 프로그램은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돕고 있다.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고 상담심리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상담자의 길을 가지 않았던 내가 결국에는 이러한 모습으로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음을 본다. 그때 내가 상담자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던 것은 내 마음에 걸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더 자유로워진 모습으로 더 사랑을 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사람’을 만나고 있다. 

 

 

 

넷. 책, 내 성장의 기록 그리고 가장 넓게 돕기.

 

매년 평균 한 권의 책을 썼다. 공저를 하기도 했고 내 이름으로 책을 내기도 했다. 한 주제의 강의나, 진행한 프로그램들의 결정판들이 책으로 묶여져 나오기도 했고, 지인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가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영성수련을 하며 열려가는 나의 의식이 한편의 시와 짧은 글로 흘러나올 때 그것을 글로 담아 놓은 것이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지기도 했다. 나를 닮은 나의 책들은 대부분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나의 책들은 내가 삶에서 관심을 갖고 몰입했던 것들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내 성장의 기록이며, 나의 성향에 맞게 내가 나를 세상에 알리는 방법이었다. 

 



다섯. 커다란 통유리 창의 흙집, 나를 닮은 공간.

 

행복숲에 지은 우리들의 흙집은 이제 제법 손때가 묻었다. 처마 밑에는 아이들이 패주고 간 장작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나 주말에 찾아와서 지내는 이 집에서 앞으로는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이곳에 와서 글을 쓰고 텃밭을 가꾸고 숲을 만나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 아이들도 이곳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을 참 좋아한다.  

 

 

 

여섯. 내 아이들의 멘토가 되기.

 

내 아이들이 ‘엄마를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고 말을 할 때 가슴이 따뜻해지며 눈물이 맺힌다. 자애로운 엄마, 친구 같은 엄마, 대화할 수 있는 엄마, 삶의 흔적을 따르고 싶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내 소망이 이루어졌다. 내 몸을 통하여 이 세상에 왔지만, 나를 키우고 나를 행복하게 하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된 내 아이들. 그들이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듣는 최고의 찬사다. 

 

 

 

일곱. 도반들, 아름다운 길 위의 동행.

 

쭈뼛거림과 사람가림이 많은 내가 감사하게도 좋은 벗들을 만나는 축복을 받았다. 2007년에 만난 ‘창조적 책읽기 모임’ 멤버들과는 이제 십년지기 친구가 되었다. 씨숲의 벗들, 두말글의 벗들이 서로의 삶을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내 삶의 자극이었고, 기쁨이었고, 위안이었고, 고마움이었고, 감사였고, 스승이었고, 지금 또한 그러하다.  

 

 

 

여덟. 좋은 스승 그리고 지속적 수련, 단 하나의 길.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좋은 스승들을 만났다. 그리고 지속적 수련이 답임을, 지름길이란 없음을 배웠다. 그 어느 날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내가 이번 삶에서 이뤘어야 할 가장 완전한 자아’와 대면할 때, 그와 따뜻하고 평온하게 눈길 나누며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나는 소망했다. 나의 삶은 나를 완성해가며 그 과정을 통하여 세상과 타인에게 기여하는 삶이었고 지금 또한 그러하다. 방향을 잃고 막막해할 때 삶의 등불이 되어준 스승들에게, 그리고 그들에게 감응한 내 안의 나에게 감사한다. 수련은 나의 일상이 되었다.  

 

 

 

아홉. 읽고 쓰고 대화하고 생각하고 느끼며 나누기, 나의 달란트.

 

많은 글을 읽었다. 많은 글을 썼다. 대화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하여 나를 확장시켰다. 내 것으로 완전히 소화해낸 생각에 느낌을 담아 깊게 나누었다. 읽고 쓰고 대화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나누는 것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었고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일이었다. 이 땅에서의 내 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 읽고 쓰고 대화하고 생각하고 느끼며 나누는 일을 계속할 수 있기를 나는 소망한다. 

 

 

 

열. 자유 그리고 사랑.

 

어떠한 상황에서도 어떠한 사람에게도 어떠한 행위에서도 걸림이 없기를.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물처럼 자유롭기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진정으로 공감하여 사람들을 안을 수 있기를. 아직도 이 기원은 나에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