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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발론 2009년 1학기 강의를 종강하며

HIT 508 / 정은실 / 2009-06-10



지난 학기에는 주간에 진행했던 수업을,

이번 학기에는 야간에 진행을 했습니다.

야간은 학점이 같음에도 주간보다 수업시간이 공식적으로 20분이 더 짧습니다.

거기에 밤늦은 시간이라서 심리적인 수업시간은 더 짧습니다.

더구나 낮에 일을 하다가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있어서

주간 수업에서 느껴지는 활력이 적습니다.

그런데, 야간 수업에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몸이 지쳐있음에도,

일단 그들의 마음에 불이 켜지면,

어두운 밤에 불빛이 멀리까지 보이듯,

주간 수업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몰입의 힘이 느껴집니다.

 

지난 한 학기, 조직개발론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은 모두 23명이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도중에 포기를 했고,

그중 한 명은 거의 마지막에 포기를 했고,

그중 한 명은 포기를 할까 망설이다가 다시 들었지만 거의 몰입을 하지 못했고,

그중 한 명은 처음부터 자기한계를 설정하고 예복습 없이 수업에 참석만 했고,

그중 한 명은 초기에 거의 포기를 결심했다가 누구보다 열심히 학습에 참여했고,

그중 한 명은 늦은 시간에 수업이 끝났는데도 늘 질문거리를 들고 나를 찾아왔고,

그중 한 명은 자주 수업을 빠졌지만 수업에 나타날 때면 누구보다 반짝이는 눈빛이었고,

그중 몇 명은 매 수업시간마다 내는 과제였던 1장 보고서를 정말 성실하게 작성했습니다.

모두가 반짝이는 불빛은 아니었지만,

몇 사람의 불빛이 전체의 어두움을 밀어내고 새로운 불이 켜지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인원이 적다보니 한 명 한 명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만약 지난 한 학기 동안,

나의 에너지가 온전히 학생들에게 갈 수 있었더라면

좀 더 많이 살펴주고 싶은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그러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고 아쉽습니다.

아버지를 보내드리며 힘들었던 시간,

오히려 그들과의 시간이 나에게 위안이었고 위로가 되었습니다.

 

못다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으로 마무리지으며,

종강이 그들에게 또 다른 힘찬 시작이 되길 바라며 수업을 마쳤던 지난 월요일 밤,

마지막 보고서를 내면서 강의실을 떠나는 그들의 마음에도 촉촉함이 있었습니다.

 

밤늦은 시간, 자신을 위한 등불을 밝힌 그들의 꿈이 모두 아름답게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