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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스트레스 상담 2009년 1학기 강의를 종강하며

HIT 518 / 정은실 / 2009-06-10



쓸만한 대학교재도 없는 `직업 스트레스 상담` 과정을,

나름의 방식으로 구성하여 진행하기 시작한지 3학기째, 햇수로는 3년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 수업을 듣는, 상담심리대학원 학생들 대부분이

이미 현장에서 자신의 일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서,

비록 교재는 없지만,

그들의 구체적 경험과 연륜이 교재 이상의 교재였습니다.

 

비록 이번 학기는 내 에너지의 70% 정도밖에 쏟지를 못했지만,

부족한 선생의 역량에 관계없이,

이번 학기에도 학생들은 그들의 깊이만큼 학습을 했습니다.

 

마지막 시간이었던 어제,

그들은 마지막 실습을 했습니다.

실습도 진지했고, 실습 후 피드백도 진지했고, 피드백의 수용도 겸허했습니다.

 

수업종료 20분을 남기고,

한 학기동안 자신이 무엇을 배웠는가를 돌아보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감이 짧거나 길거나,

소감의 촛점이 사람에 있거나 학습내용에 있거나,

소감이 또 다른 초점이 동료들에게 있거나 자기 자신에 있거나,

그들의 소감 또한 진지하고 진솔했습니다.

어떤 이는 잠시 눈물을 비치기도 했습니다.

수업시간을 15분을 넘기고도 아무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깊게 나누고 깊게 경청하는

그들의 진솔함에,

나의 마지막 소감에도 약간 눈물이 묻었습니다.

 

학부의 젊은 학생들과 달리,

서른이 넘은, 마흔이 넘은, 혹은 쉰이 넘은 나이에,

삶의 더 깊은 성장과 기여를 꿈꾸며 진학을 한 그들입니다.

그런 꿈이 있어서 그들의 표정은 늘 20대의 젊은 학부 학생들보다 더 반짝였습니다.

 

아! 삶을 빛나게 만드는 것은 젊음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아닌가 봅니다.

자기 깊은 곳을 향한 무엇인가에 대한 간절함,

자기를 들여다보는 정직함,

사람에 대한 따뜻함,

살아갈만한 세상에 대한 신뢰,

그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

그러한 것들이 삶을 빛나게 하나 봅니다.

어제 그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따뜻한 인사를 나누고 모두가 떠난 강의실에 한 사람이 남아서

한 시간 동안이나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의 꿈이 참 아름다워서 또 눈물이 날뻔 했습니다.

 

힘든 한 학기 동안 이 수업 시간이 기운을 회복하는 따뜻한 공간이었다는 그들에게,

몇 해동안 관심 갖고 있던 것을 배워서 참 좋았다는 그들에게,

이제 뭔가 알기 시작한 것 같은데 끝이 나서 아쉽다고 말한 그들에게,

배운 것을 통하여 진실로 현재의 삶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부족한 교육내용과 선생의 역량에도 불구하고

학습의 쉼표 하나를 잘 찍고 나가는 그들에게,

감사와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함께 나누며 배운 바가 당신의 씨앗을 싹틔우는 데에 꼭 필요한 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