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개발연구소 로고

마음가는 대로 그림 그리기, 색 만나기

HIT 609 / 정은실 / 2009-08-16



요즘 `색`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최근에 산 컬러 테라피에 대한 책들 중 한 권을 읽다가,

갑자기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습니다.

옆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던 아이들까지 참여를 시켰습니다.

`우리, 그림 그리자!`

 

애들은 엄마가 또 무슨 책을 읽더니만 뭘 해보려나보다 하면서도

워낙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서

하던 일을 멈추고 좋아라하며 곁으로 왔습니다.

 

스케치북을 한 권씩 폈습니다.

수채물감과 여러 개의 붓과 물통을 준비했습니다.

`너희들 좋아하는 색깔을 써서 마음 내키는 대로 그려보렴.`

 

아이들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큰 아이는 초등학교 때 몇 년간 미술학원을 다녔던 적이 있고,

작은 아이는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을 미술학원에 다닙니다.

하지만 나는 초등학교 때 미술경시 대회에서 딱 두 번인가 입상을 해본 적이 있을 뿐,

그림을 제대로 그려본 적이 없습니다.

색에 대한 감각도 별로 없고,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기억도 없습니다.

 

그런데, 참 즐거웠습니다.

손이 가는 대로 물감을 골라, 파레트 위에 짜서, 물에 적신 붓에 물감을 묻혀서,

하얀 도화지 위에 마음 가는 대로 그리는 느낌...

일상의 색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던 참 예쁜 색깔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는 느낌...

농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색의 차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에서도, 고르는 색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예쁜 색깔들 앞에서는 오고가는 말도 고와집니다.

`야! 찬빈에 너는 붓터치가 참 거침없고 힘이 있네!`

`엄마는 그림을 그렸어도 잘 그리셨을 것 같네요!`

`와, 우리 서웅이 그림에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다!`

`엄마가 고른 색깔 예쁘다. 나도 엄마처럼 그려봐야지!`

 

우리들이 그리는 모습이 즐거워보였는지

시큰둥하게 한 두 번 쳐다보던 남편도 함께 그리겠다며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일요일 오후에 온 가족이 같이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다 그린 그림들은 각자 한 장씩만 골라서 벽에 붙였습니다.

밋밋하던 거실에 그림꽃이 피었습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면 볼품없는 그림들이지만, 우리들 눈에는 명화들보다 낫습니다.

벽에 붙은 그림을 보던 남편도 `우리 1주일에 한 번은 그림 그릴까?` 그랬습니다.

 

화구들을 치워버리지 않고 그냥 거실 테이블 옆에 두었습니다.

마음이 내킬 때마다 그림을 그려볼까 합니다.

아름다운 `색`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색`은 `직관적인 의미나 느낌을 전달하는 강렬한 메시지이며, 사람의 감정체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마음에 물결이 느껴질 때 나를 끌어당기는 색들을 보면서, 내 마음도 보고,

아이들을 끌어당기는 색들을 보면서, 아이들 마음도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당분간 거실 벽에 알록달록해지는만큼

우리 일상도 컬러풀해질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