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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미루기 하나를 끝내며

HIT 637 / 정은실 / 2009-10-28



오후에 고객사 미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지도교수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음 학기 강의를 맡아주겠느냐는 말씀과 함께,

역시나 `논문지도 받으러 언제 올겁니까?` 하시며 걱정을 하십니다.

머뭇거렸더니, 결국, 언제 시간이 있냐고 물으시더니,

다음 주 중에 만나자고 하십니다.


참, 지도교수님 말씀처럼,

누구는 논문을 쓰겠다고 해도 아직 때가 아니라며 말린다고 하는데,

이렇게 걱정해주시면서 재촉해주는 분을 만난 것은 분명 나의 복인데,

왜 이렇게 논문을 쓰겠다고 마음 먹기가 어려운지

요즘 나의 이슈 가운데 하나입니다.


마음을 들여다보니,

논문을 쓰고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좀 더 경력을 쌓고자 하는 욕구와,

논문이라는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부딪치고 있습니다.

한 단계 더 들여다보니,

더 깊은 탐구과정을 통해서, 내가 믿고 있는 바에 탄탄한 이론적 체계를 갖추고 싶다는 욕구와

내 방식대로 좀 더 즐겁게 공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습니다.

또 한 단계 더 들여다보니,

내 말과 글에 더 힘을 싣고 싶다는 욕구와

순수한 학문적 욕구가 아니라, 어떤 이기적 의도를 가지고 논문을 작성하고 싶지는 않다는 욕구가 있습니다.


결국, 나에게 분명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군요.

- 공부는 계속할 것이다.

- 나는 틀에 박힌 공부는 좋아하지 않지만, 새로운 것을 알거나 깊은 통찰을 얻는 것을 좋아한다.

- 단지 학위취득을 위한 논문이 아니라, 내가 연구하고자 하는 주제를 택하여 즐겁고 깊게 연구를 하고 싶다.

- 나의 현재 일과 연구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되도록 해야 한다.

- 논문의 완성은, 학위취득의 도구만이 아니라, 나의 깊은 사유의 결과이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유익한 결과여야 한다.


거의 1년 이상 미루고 미루던 일을 이제 시작해야 할까 봅니다.

이렇게 어떤 구체적인 일을 미루어본 것은 처음입니다.

또 미룰까봐 아예 오늘, 자정을 넘긴 시간에, 비장한 마음으로(^^) 여기 이렇게 적어서 약속합니다.

`좋은 논문 쓰겠습니다. 올해 안에 주제를 잡고, 내년에 집중적으로 작성하겠습니다.

그 내용이 나에게 부끄럽지 않고, 읽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