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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아름다운 동시성을 경험한 날

HIT 619 / 정은실 / 2009-11-10



오늘 동시성을 경험을 했네요.

동시성은 내가 주의를 두고 있는 어떤 일이 삶에서 거의 유사한 시점에 우연처럼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꿈속에서 물고기를 봤는데, 친구가 보낸 이메일에도 물고기 이미지가 들어있고,

사람들과 회의를 하던 중에 누군가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는다든가 하는 것입니다.


나의 동시성 경험은 ‘꿈의 실현을 위해서 자기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 대한 것입니다.

평소의 내 화두이기도 하지만, 특히 최근에 나는 프로젝트 멤버들과 하고 있는

꿈 작동 프로젝트에서 ‘실험단계’에 대한 연구와 글쓰기를 맡았습니다.

원래 다른 멤버가 하려던 것이었는데, 그 사람이 건상 상의 문제로 탈퇴를 하면서 나의 일이 된 것입니다.


지난 일요일부터 ‘꿈의 실현을 위해서 자기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 대한

본격적인 글쓰기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난 일요일에 면접 클리닉을 해주기 위해 만난 내 고객은

중학교 때에 자기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1년 반이나 부모님을 설득하여

혼자 미국유학을 떠난 당찬 아가씨였습니다.

영어가 능숙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아시아인은 한 명도 없는 클럽을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에 가입하여 열심히 활동했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오늘 받은 변화경영연구소의 ‘홍승완’님의 칼럼을 보니,

그의 글도 내 주제와 그대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잠시 전에는 둘째 아이가 잠들기 전에 내 곁에 오더니,

‘엄마, 나는 요즘 내가 자랑스러워요. 내가 요즘 학교 숙제랑 제 할 일을 참 잘해요.’라며 웃고 갑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자기 일을 알아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잔소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그 일을 하게 된 것은,

특히 숙제하기를 참 싫어하던 아이가 이렇게 변화된 것은 참 자랑스럽다고 할 만한 일입니다.

아이들의 변화를 위해 해오던 여러 가지의 실험들이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는 것 같아서 반가웠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실 ‘실험’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많이 시도해보고 경험하며 배울 수밖에 없군요.

이번에는 방법을 찾았다 싶지만, 더 좋은 방법을 찾게 된다면, 그 이전의 것은 실험의 한 과정이 될 뿐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성장해가는 것이구요.

삶은 실험이군요. ^^

그런 관점을 갖고 보면, 너무 진지하게 너무 무겁게 고민할 일이 삶에서 그리 많지 않습니다.

좀 더 가볍게 실험하듯이, 놀이하듯이, 배워가면서 앞으로 한 걸음씩 가면 될 일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그대에게는 요즘 어떤 실험이 진행되고 있나요?



* 홍승완님의 글을 첨부했습니다. 전체 내용이 다 좋지만, 특히 홍승완님이 인용한 소로우의 시 ‘영감’ 중의 한 부분이 참 감동적입니다. 읽어보세요...... ^^



전에는 듣지 못하던 귀와 보지 못하던 눈에

이제는 들리고 보인다

세월을 살던 내가 순간을 살고

배운 말만 알던 내가 이제는 진리를 안다



-------------------------------------- 이하, 변화경영연구소 홍승완님의 글 ---------------------------------------------


1845년 봄, 28세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도끼 하나를 들고 월든 호숫가의 숲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3개월 동안 혼자 힘으로 소박한 통나무집 한 채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4일, 그 집에서 첫 날 밤을 보냈습니다. 이날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었습니다. 기념일에 이사한 것은 우연이었지만 월든 호숫가로의 이주는 의도된 것이었습니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소로우의 통나무집 주변은 숲이 무성했고 호수와 가까웠습니다.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았지만 사방 1.5km 내에는 아무도 살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소로우는 혼자 힘으로 먹고 살며 2년 2개월을 보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밭을 일구고 자연을 관찰하고, 명상하고 사색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썼습니다. 한 번은 미국의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저항하기 위해 세금 납부를 거부하여 감옥에 갇힌 적도 있었습니다.


월든에서의 생활은 그의 삶에 있어 결정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의 경험과 일기를 통해 19세기에 출간된 가장 위대한 책 중 하나인 <월든>이 탄생했습니다. 그의 첫 책이자 22세 때의 여행 경험을 담은 <콩코드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을 집필한 것도 이때입니다. 또한 몇 년 후 소로우는 인두세 납부 거부로 감옥에 수감된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을 했는데 이 강연은 훗날 명저 <시민 불복종>의 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월든에서 보낸 시간 동안 소로우는 내적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생활 방식으로 실험하고 검증했으며,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아 강점으로 계발했습니다. 그는 삶의 실험가이자 자연의 학생으로 월든에 갔지만 돌아올 때는 삶의 스승이자 자연주의 사상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전에는 듣지 못하던 귀와 보지 못하던 눈에

이제는 들리고 보인다

세월을 살던 내가 순간을 살고

배운 말만 알던 내가 이제는 진리를 안다


- 소로우의 시 ‘영감’ 중에서


소로우는 월든 숲에서의 거주 기간을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한 실험’이자 ‘삶의 파종기’로 규정했는데, 소로우의 전기를 쓴 헨리 솔트는 “이때의 경험이 그의 나머지 인생의 방향을 결정했다”고 말합니다. 삶의 도약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소로우가 월든에서 보낸 시간과 같은 실험기가 필요합니다. 삶의 도약은 존재의 도약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존재의 도약을 가능케 하는 확실한 방법은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당장에 인생을 실험해 보는 것보다 사는 법을 더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또 있겠는가?”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