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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HIT 863 / 정은실 / 2009-11-29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지난 11월20일과 21일, 1박2일 일정으로 수련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알게 된 시입니다.

시인 고은님의 `그 꽃`이라는 시 전문입니다.

무척 짧습니다.

하지만 긴 여운이 남습니다.


그 수련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안내자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1박2일을 마치고 떠날 때, 여기 오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그 무엇을 발견하고 가길 바랍니다.`


산길을 내려가면서, 산길을 올라갈 때에는 보지 못했던 꽃 한 송이를 발견한,

어느 행인의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분주하지 않고 고요함.

머물러 들여다봄.

알아차림과 열림.

환희와 감사 그리고 하나됨.


그러한 마음이 어찌 산을 오르고 내려갈 때에만 경험하는 일일까 싶습니다.

삶의 모든 경험들에서 우리는 꽃 한 송이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기대하거나 걱정하는 바가 있지만, 실제로 어떤 일이 있을지는 경험해보아야 합니다.

또한 모든 일들은 단지 어떤 행위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행위를 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며 한 뼘씩 더 성장해가는 일입니다.

그래서, 기존의 눈으로는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볼 수 있는 더 성장한 눈을 갖게 됩니다.


지난 열흘간

홈페이지에 글도 올리지 못하고, 지인들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할 정도로 많이 바빴습니다.

한나절도 일정이 빈 곳이 없는 타이트한 나날들이었습니다.

우선순위 1,2 순위 일 외에는 아예 최대절전모드 상태로 들어간 컴퓨터처럼 신경을 꺼버려야했습니다.


그러한 열흘을 보내고 잠시 숨을 돌리며,

내가 이 열흘을 시작하기 전에 보지 못했던 `그 꽃`이 무엇인가를 지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내가 열흘의 여정동안 발견한 그 꽃은,

`내가 진정으로 되고 싶어하는 모습, 살고 싶어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그 모습으로 살 수 있음에 대한 확신`입니다. 세상과 나에 대한 깊은 신뢰입니다.


대지를 딛고 선 나의 두 발과 두 다리에 더 탄탄하게 들어찬 힘을 느낍니다.

비록 오르막과 내리막은 여전히 있을 것이나,

내가 지금 오르고 있는 이 길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맞다는 확신을 느낍니다.

가끔 힘든 상태에 빠지기도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내 존재의 중심으로 재빨리 되돌아가는 힘을 느낍니다.


바쁜 일정으로 나의 인내심과 체력과 집중력을 테스트했던 지난 열흘,

그 열흘을 보내며, 내가 발견한 꽃들을 들여다봅니다.

아! 열흘이 피워준 꽃은 한 송이가 아니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