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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이 이루어진 미래, 2000년에 그렸던 나의 2009년 12월7일

HIT 596 / 정은실 / 2009-12-11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던 2000년에, 나는 2009년 12월7일의 미래풍광을 그렸습니다.

굳이 2009년 12월7일을 골랐던 이유는,

그 날이 나의 사회진출 20주년이 되는 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2000년에 내가 미래풍광을 그렸던 이유는,

그때 당시 내가 개발하여 사내에서 강의하고 있던 교육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삶의 비전과 일의 비전을 그려보는 일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직장생활 10년을 넘기면서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기였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실제 그 날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구체적으로 시각화하며 글을 쓰는 작업은

나에게 매우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꿈’이었지만, 그 꿈을 꾸면서 나는 그 흐릿한 미래와 현재 간의 다리를 놓곤 했습니다.


2009년 12월7일은 지난 월요일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왠지 몇 번이나 날짜를 들여다보면서도 그 이유를 몰랐는데,

저녁에 커뮤니티 모임 중에 갑자기 그 `2009년 12월7일`이 왔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때 꿈꾸었던 많은 것들이,

비록 똑같이 이루어지는 않았으나 내가 생각한 방향대로 이루어졌음을 알았습니다.

며칠간 바빠서 그때의 자료를 찾아보지 못하다가 오늘 그 자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참 특별한 느낌입니다.

2000년 그때는 그리도 멀어보이던 삶의 어느 시기가 지금이 되었군요.

그리고 그때는 예측하지 못하던 삶의 여러 여정을 거치면서,

나는 그 방향으로 걸어왔네요.

나의 내면으로부터 깊게 꿈꾸는 것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지나온 내 삶의 여정으로부터 확인하면서,

그때의 글들을 이곳에 옮겨 놓습니다.


조만간 나는 다시 내 미래의 아름다운 풍광을 새롭게 그려놓으려 합니다.

나는 이제 미래의 기억을 믿습니다.

미래를 나의 현재로 가지고 오는 방법을 압니다.

그것이 2000년 그때와 2009년 지금, 내가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입니다.

2009년 지금의 나를 있게 한, 2000년 그때의 나에게 감사합니다.



<2000년 어느 날 내가 썼던, 2009년 12월7일 내 삶의 풍광. * 뒤 내용은 지금 메모한 것>


오늘은 2009년 12월 7일.

이미 나보다 한 뼘이나 더 자라 버린 큰 아이와

아직 아기 티가 남아 있는 작은 아이의 동그란 얼굴과

언제나 소년처럼 맑은 그이의 이젠 잔 주름진 얼굴에 키스를 하고 배웅을 했다.

저녁이면 다시 만날 얼굴들이 벌써 그립다.

( * 큰 아이는 내 생각보다 조금 덜 자랐습니다. 내 키보다 1cm 정도 더 컸습니다.

작은 아이 모습과 남편 모습은 생각했던 그대로입니다.)


가족들을 배웅하고 나는 2시간 후면 시작되는 3일간의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서 교육장으로 건너왔다.

20년 전 오늘, LG CNS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첫 교육을 받던 때가 문득 떠오른다.

오늘 내가 강의하게 되는 이러한 성장 프로그램들을 오랫동안 몸담았던 그 곳에서 진행할 수 있었다면

지난 2년간의 힘든 준비기간은 필요가 없었을 테지만

그 힘든 준비기간이 또 나를 보다 성숙시켰음에 감사한다.

( * 따로 나의 교육장을 만들지는 않았네요. 집단 상담을 하고 있지도 않네요.

하지만 사람들의 성장을 돕는 나의 프로그램을 하고 있군요.

더 일찍 퇴사를 해서 더 긴 준비기간을 거쳤고, 그 기간은 힘들지 않고 즐거웠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그 기간 동안 나는 많이 성숙해졌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행동하고 사랑하며 살아온 시간들이 나를 조금 조금씩 차오르는 물처럼 성장을 시켰는지

요즘 나를 보는 사람들은 참 깊고 맑으면서도 강한 생명력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표현들을 한다.

( * 요즘 이 비슷한 이야기 많이 듣습니다. ^^)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들은 거리낌 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우리와 함께 하고,

HR 컨설턴트인 남편은 사람과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나와 함께 토론하기를 참 즐긴다.

건강하게 자라난 아이들이 정말 고맙다.

( * 아이들, 잘 자랐습니다. 남편은 예상과 달리 보다 일찍 직장을 그만 두고,

나와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관련된 문제만이 아니라,

일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가지고 나와 함께 토론하기는 정말 좋아합니다.)


작은 규모이지만 이 상담센터를 세우느라고 그 동안 모은 돈이 거의 바닥이 났지만,

매년 방학 때마다 가족 해외여행을 하기로 한 약속은 이번 겨울방학에도 꼭 지키려고 한다.

이번 프로그램을 마치고 A사와 내년 1/4분기 강의 계약을 맺으면 그 정도 금액은 충분히 확보가 될 것 같다.

( * 상담센터를 따로 세우지는 않았지만, 가족 해외여행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예상했던 경제적 안정은 비교적 이루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최근에 한 회사와 2010년 한 해 동안의 교육 자문 계약을 맺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늘 변함없는 우정을 보여 주는 지인들이 보내 준 화분들이

차가운 겨울 공기 중에서도 초록으로 싱그럽다.

언제나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는 그들에게 올해는 늦기 전에 연하장을 꼭 챙겨야겠다.

거친 세상에서도 삶은 변함없이 아름답다. 영롱한 사람들의 마음으로 인해서……

( * 따뜻하게 소통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습니다. 이 소망도 이루어졌네요.

올 겨울 그 고마운 분들에게 귀한 인사를 꼭 챙겨야겠습니다.)


자, 또 시작하자.

( * 이런 씩씩함이 이제 나에게 있네요. ^^)



<2000년 어느 날 내가 썼던, 2009년 내 일(job)의 비전>


야트막한 야산 기슭에 자리 잡은 내 일터는 언뜻 보면 산장 같다.

흙벽 위로 늘어뜨린 블라인드를 걷어 올리면 커다란 사각의 통 유리 창을 통하여 사계절의 변화가 보이고,

멀리 밭을 일구는 농부들의 모습이 보인다.

( * 이 공간은 아직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꾸었던 이 꿈으로 인해서, 3년 전에 시골 어느 곳에 땅을 샀네요.)


나는 이곳에서 격주로 3일을,

일상에 지친 성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자기 삶의 의미를 확인하고 자기 정체성을 찾음으로써,

행복한 일상을 회복하는 작업을 도와준다.

그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대화하고 상담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나를,

그들은 counselor라고 부른다.

지치고 고달픈 표정으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이곳을 떠날 때에,

나는 내 일의 보람을 느낀다.

그들 가운데 몇 명은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이곳을 찾아와 우리 가족과 함께 주말을 지내고 가기도 한다.

( * 2000년 그때 나에게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카운슬러’였습니다.

상담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때라 다른 용어를 알지 못했습니다.

비록 나는 요즘 나를 카운슬러라고 부르지 않지만, 유사한 일을 하고 있네요.)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을 나는 이곳을 떠나서 어린 학생들을 만나러 간다.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학교를 한 곳씩 방문해서,

어린 학생들이 자기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성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촉진시키는 것이 나의 일이다.

( * 이것이 내가 가장 이루지 못한 부분입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것과는 좀 다르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간 내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때로 먼 곳에 위치한 학교를 방문하게 되면 밤에도 집을 비우는 일이 생기게 되어 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다행히 남편은 이러한 나의 일을 참 잘 이해하여 준다.

산간이나 바닷가의 학교를 찾을 때면 남편은 때로 나와 동행을 하기도 하여,

일이 끝난 후에 둘만의 주말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 * 멀리 강의를 갈 때 남편과 같이 가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이루어진 꿈이군요.)


1년에 두 번 정도, 아이들 방학을 이용해서는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다.

건축 설계에 관심이 있는 큰 아이를 위한 건축 테마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내게 필요한 세미나 개최지를 중심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기도 한다.

( * 2010년에 계획하고 있는 일입니다. 아! 큰 아이는 나의 예상과 다르게,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습니다. ^^)


나와 함께 한 시간들을 통해서,

자기 삶의 의미와 일상의 활력을 되찾은 사람들이 자주 감사의 편지들을 보내온다.

그러나 나는 내 삶에 보람과 가치를 부여하는 그들에게 감사를 느낀다.

나는 나의 가족과 나와 나의 일을 사랑한다.

( * 비록 아직 더 잘 도우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이것은 이루어졌습니다.

나는 내 고객들에게 감사하고 있고, 나는 여전히 내 가족과 나와 나의 일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