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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에 날아온 문자 메시지

HIT 656 / 정은실 / 2010-01-28




어제 오늘 이틀 동안 대전에서 강의가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시작하는 강의인데 거리가 멀어서 그곳 연수원에서 1박을 했습니다.

대개는 멀어도 집에 돌아왔다가 새벽에 다시 갔기 때문에,

이번 외박은 아주 오랜만의 경험이었습니다.

6시에 강의가 끝나면 시간이 무지 많겠다 싶어서,

읽을 책도 4권이나 챙겨서 갔는데, 정말 딱 두 페이지 밖에 못 읽었습니다.

하루의 피곤이 몰려왔고,

정작 독서를 방해할(?) 사람들이 없으니,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해지지 않더군요.

참 재미있는 일이었고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결국 나는 세 남자들 때문에 평소에 더 달콤한 독서를 하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


강의가 거의 끝나가던 오늘 저녁 5시 경에 남편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마무리 잘하고 안전하게 귀환해. 세 남자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틀 동안의 피곤함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환한 미소가 나도 모르게 떠올랐습니다.

사랑은 참 힘이 셉니다.

늦은 밤, 고속도로 운전길까지 가벼웠습니다.

1분이라도 더 빨리 돌아가 함께 부대끼고 싶은 사람들과 공간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거의 쉬지 않고 2시간 반을 운전해서 사랑하는 세 남자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귀환`했습니다.


돌아와서 몸은 좀 피곤했지만 간단히 샤워만 하고,

요즘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의 소중한 행사인 `가족영화보기`를 했습니다.

(업무용으로 사놓은 빔프로젝터를 집에서 영화를 보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뭔가를 같이 하고 싶어지는 법인가 봅니다.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스토리의 영화를 보며 남편과 아이들과 맘껏 웃었더니

정말 피곤이 다 날아가버렸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이렇게 지방에서 이틀 간 강의를 하고 운전까지 해서 돌아온 날은 그냥 침대에 쓰러졌을텐데,

자정이 가까워지는 이 늦은 밤에 나는 아직 내 안의 에너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5시에 날아온 문자 메시지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