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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서원(誓願) : 봄맞이 ‘두 번째 책’ 프로젝트에 몰입하기

HIT 987 / 정은실 / 2011-02-07

긴 연휴가 끝나고 이제 2월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깔끔하게 3주일만 남아 있는 2월,

2월의 핵심 업무 과제는 출판사를 찾고 두 번째 책의 원고를 1차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이미 지난 11월에 완성했던 초안을 재점검하여 책의 개성과 깊이를 더하는 작업입니다.

초안 작성 후, 연말 연초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일해야 했던 다른 프로젝트 일정 때문에,

두 달 이상 보류해놓았던 이 작업을 시작하려고 하니

또 하나의 소중한 결과물을 앞에 둔 기대감과 함께

깊이를 알 수 없는 개울을 걸어서 건너가려고 하는 막막함이 함께 일어납니다.


그 막막함을 헤집다가, 10월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있었던,

이 작업의 전초작업을 했던 3개월 동안의 경험을 만납니다.


10월 하순부터 3주일 간 L그룹 연수원의 e-러닝 커뮤니케이션 과정 원고를 작성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1주일 동안 실시하고,

하루에 한 단원, 약 15페이지를 써내려가야 하는,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들어오는 다른 강의 일정을 취소하고, 외부활동을 최소화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가족들을 챙기는 일과 수면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서

생각을 풀어내고 모으고 정리하며 통찰을 끌어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원고의 절반 정도의 주제는 그간 강의를 하던 것들이었지만,

나머지는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두지 않았던 부분이었습니다.

잘 알고 있던 주제들은 한정된 분량으로 요약을 하느라 힘들었고,

잘 알지 못했던 주제들은 한 줄의 통찰을 끌어내느라 힘이 들었습니다.


3주간의 글쓰기 작업을 마치고 나자,

두 어깨가 빠질 듯이 아프고, 온 몸과 마음의 기운을 다 써버린 듯이 탈진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보람을 느꼈던 것은,

Marcus Buckingham이 「강점에 집중하라. Put Your Strengths to Work」에서 강조한

3가지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Marcus Buckingham은, 자신의 강점을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며,

그 방법은, 어떤 일을 경험하기 전, 경험하는 과정, 경험한 후의 느낌이라고 말을 합니다.

즉, 어떤 일을 경험하기 전에, 어떤 본능적인 기대나 이끌림을 느끼는가,

경험하는 과정에서, 호기심과 몰입을 경험하는가,

경험한 후에, 충만함과 ‘진짜’라는 느낌을 경험하는가를 살펴보라고 합니다.

그러한 느낌을 경험하는 일이 자신의 강점이거나 강점과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촉박한 기간 내에 e-러닝 과정 원고를 써줄 수 있느냐는 담당자의 전화를 받았을 때,

쓰고 싶다는 마음, 좋은 결과물을 얻을 것 같다는 마음이 직감적으로 일었습니다.

사실 그때 업무 상황으로는 3주라는 짧은 시간 내에

기존 강의 자료도 다 갖춰지지 않은 내용을 250장 가까이 글로 풀어서 쓰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e-러닝 과정 원고작성은 타일정을 물리칠 만큼 금전적 보상이 큰 작업도 아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일정을 조정하고서라도 그 원고를 쓰고 싶었던 것은,

첫 책(상사가 감동하는 보고서) 이후 파트너 교산과 지속적으로 다뤄가고 싶었던 우리 역량연의 과제,

‘조직 내 창조적 소통’, ‘일터에서 좀 더 행복하게 상호소통을 하는 방법’을

또 한 단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기대감이 무리한 일정의 작업을 시작하게 만들었습니다.


기대는 기대로 끝나지 않고 작업 과정의 몰입을 만들어냈습니다.

도중에 여러 번 생각이 막혀서 답답해지고 ‘내가 이 일을 또 왜 시작했지!’ 자책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생각이 열리고 솟아나고 흐르는 ‘아하!’ 경험을 수차례 이상 했습니다.

그 경험 속에서 찾아낸 한 두 개의 통찰이 그날 하루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3주간의 작업을 마친 후 결과물을 보며 한 뼘 이상 성장한 느낌, ‘내가 나인 느낌’을 맛보았습니다.

3주 동안 최고의 집중과 몰입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일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일터에서 더 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들은 많지만,

기존의 책에는 없는 접근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창조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구체적인 그림과 해답 없이 큰 그림만 가지고 시작했던 일에서,

명확하고 통찰이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었다는 점에서 내 안의 가능성을 끌어낸 기쁨을 느꼈습니다.


글을 쓰며 되돌아보니 그 소중한 느낌이 여러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함을 알겠습니다.

그때의 깊은 경험이, 새로운 작업에 든든한 토대가 될 것임을 알겠습니다.

어떤 시작이 있으면 분명 그 어떤 끝이 있고,

몰입이 있으면 기쁨이 있고,

자기 자신과 우주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자신의 현재 역량을 뛰어넘는 창조가 있음을 다시 확인합니다.

자신의 가치, 소명, 강점과 연결되어 있는 일이라면 분명 그렇다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아! 내 안에 일치감을 경험하며, 깊고 편안한 호흡이 나도 모르게 일어납니다.

대지의 생명들이 봄맞이로 분주해지는 2월,

나는 내 성장의 꽃 하나가 되고, 세상 누군가에게 꽃 하나가 될,

괜찮은 책 한 권을 새롭게 내는 준비 작업으로 분주해져보겠습니다.

그대의 2월도 봄맞이 기운으로 충만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