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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웅이의 생일파티

HIT 633 / 정은실 / 2007-06-17



 

어제 둘째녀석의 생일파티를 했습니다. `파티`라는 것을 참 좋아하지 않는 것이 제 성격 중의 하나이지만, 손꼽아 생일파티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서 생일파티를 열었습니다. 집에서는 천방지축인데 학교에 가면 숫기가 없어지는 아이에게 좀 더 많은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 싶어서, 반 친구들 모두에게 생일초대 카드를 보내도록 했습니다. 요즘 토요일이면 여행을 가는 가족들이 많아서, 그렇게 하더라도 참가하는 아이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요.

 

아이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는지 생일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다섯 명도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라며 걱정스러워했습니다. 그래서 올 수 있는 친구들 이름을 알아 오라고 했더니 21명이 이름을 적어주었다면서 무척이나 기뻐했습니다.

 

생일카드를 전하는 날에, 한 명 한 명에게 전하는 것이 쑥스러워서 아침에 제일 먼저 학교에 가서 친구들 책상 위에 카드를 한 장씩 놓아두었다는 녀석이 그 이름들은 어떻게 적어왔는지... 조금씩 자신감이 늘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파티 전 날, 잠도 오지 않고 떨린다는 아이를 보며, 이미 잊어버린 어린 시절의 제 마음도 떠오르고 그랬습니다. ... 아, 어린 시절에는 지금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저런 것들이 떨리는 것들이었지...

 

어제 서웅이의 생일 파티에는 다행히 26명의 친구들이 찾아와서 재미있게 놀다가 갔습니다. 다른 일정이 있는데도 `서웅이랑 약속했어요`라며 늦게 와준 친구들도 여러 명 있었습니다. 친구와의 약속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 마음들도 얼마나 예쁘던지... 꼬마 손님들과 꼬마 손님들의 엄마까지 챙기느라 바쁜 3시간이었지만, 행복해하는 아이 모습을 보며 기뻤습니다.

 

4일 내내 강의가 있어서 몸이 솜처럼 피곤했는데, 행복해하는 아이 모습에 그냥 저도 좋았습니다. `엄마 identity`로 보낸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여러분은 주말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