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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닮은 나

HIT 801 / 태풍의 눈 / 2011-09-20


안 사람이 휴대폰으로 내 모습을 찍었습니다. 장난삼아 가볍게 찰칵~ 하고 찍은 것이었는데
찍힌 사진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그곳에 내가 아닌 아들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들과 아내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지만, 내 눈에 그건 아들처럼 보였습니다. 꼭 집어 말할 수 없지만 어떤 부분이 늘 보아왔던 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진 속의 그가 말입니다. 아들이 외모나 성격에서 나와 비슷하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이 정도로 빼다 박은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묘하게도 아들이 날 닮았다기보다는 내가 아들을 닮은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정말 그건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글을 읽고 떠오른 단상을 적은 글입니다.



내 안에 나의 아버지가 있고

내 안에 세살 아이가 있습니다.


내 아들 눈빛에서 나를 봅니다.

연로한 아버지 뒷모습에서 나를 봅니다.


때로 아버지로

때로 아이로

때로 어른으로


자유자재 하되

언제나 온전한 나로

존재합니다.



나에게 아버지가 있고 아들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내가 있습니다. 아들에게 또한 내가 있습니다. 아버지와 나, 그리고 아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참 묘합니다. 반갑고, 신비하고, 대견하고, 안타깝습니다. 깊은 인연임에 분명합니다. 좋은 인연이었음을, 축복이었음을, 오롯이 감사였음을, 그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내 삶을 통해서 말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을 지긋이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