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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3.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HIT 631 / 정은실 / 2012-04-09



방법 1, 방법 2, 읽어보셨나요, 일취월장님?


제가 자주 사용하는 세 번째 방법,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입니다.

일취월장님이 사용했던 방법이기도 해요.

말 그대로, 주의를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대상이나 사건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되냐면,

특별한 이유나 대상이나 사건도 없이 마음이 가라앉거나 불편해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이 되지 않을 때,

혹은 무엇으로 인해서 마음이 산란해졌는지는 알겠지만,

내 마음 살펴보기나 상대 마음 헤아리기를 해도 마음이 잘 정리되지 않을 때,

혹은 어떤 구체적인 해결안이 떠오를 듯 말 듯한 상태에서 마음이 안정이 잘 되지 않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상태를 더 나은 상태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

도움이 됩니다.


주의를 다른 곳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은 다양해요.

제 경우는, 미뤄뒀던 정리정돈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거나, 차를 마시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요리를 하거나, 다른 일을 시작합니다.


이 방법을 적용하면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마음이 이완이 됩니다.

그 이완된 마음속에 공간이 생기서, 문득 해결안을 만나기도 하고,

그냥 툭툭 털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물론 마음이 많이 불편한 상태일 때는,

이 방법을 적용해도 불쑥불쑥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어요.


- 완전히 주의를 전환시킬 수 있도록, 자신이 흠뻑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면, 음악 듣기.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면, 자전거 타기.

여행을 좋아하면, 여행.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면, 친구에게 연락하여 만나기.


- 가능하면 몸을 쓰는 일이 좋아요.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면, 몸을 자각하게 됩니다. 호흡, 맥박, 팔 다리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마음이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로 모아지지요.

사실 ‘지금 여기’는 항상 평온해요. 아무 일도 없잖아요.

이미 일어나버린 사건, 아직 일어나지 않아서 어찌 될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우리 마음을 붙잡고 있지요.

‘지금 여기’를 자각하면서 평온함의 정점을 만나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몸 느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 주의를 건강하게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잠깐 즐겁기는 하지만, 그 즐거움으로 인해 심신에 무리가 따르는 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아로마 초를 켜고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와인이나 맥주 한 잔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는 것은, 숙취라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인터넷 서핑, 게임 등의 다른 중독성 활동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과다하게 먹기, 과다하게 잠자기, 과다하게 쇼핑하기 등도 위험한 방법이지요.


- 처음부터 이 방법을 쓰지는 않도록 합니다.

방법 1. 내 감정 알아차리기, 방법 2. 상대 마음 헤아리기를 적용함 없이 바로 이 방법을 바로

쓰는 것은, 책임감 없이 회피를 하는 것입니다.

회피하는 마음 안에는 직면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방법 1과 2를 거친 후에 해결되지 않을 때 이 방법을 적용을 해야,

일시적 회피가 아니라, 전략적 쉼이 됩니다. 그리고 그 전략적 쉼의 시간 동안,

마음이 복잡할 때에는 찾지 못했던 해결안을 만나게 됩니다.

'쉼'이 마음에 '고요한 자리'를 만들어내고, 그 고요한 자리에서 지혜가 흘러나오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소개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는,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매우 간단히 적용할 수도 있고, 좀 더 심화시킨 방법으로 적용할 수도 있어요.


제가 적용하는 좀 진지한 방법의 예를 들면, 현재의 일로 머리가 복잡할 때,

생각을 의도적으로 한 달 후, 1년 후, 3년 후, 10년 후로 보내보는 겁니다. 그리고 질문합니다.

“내가 한 달 후에도 이 문제로 마음이 복잡할까?”

"내가 1년 후에도 이것 때문에 속상해할까?”

“이 일로 인하여, 10년 후, 나는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


이 질문들은 아주 효과가 커요.

이 질문이 효과가 있을까 의심스러우면 거꾸로 되짚어보면 좋아요.

10년 전이나 3년 전에 내가 무슨 고민을 했는지 떠올려보는 거지요.

그 고민이 지금 무슨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는 거지요.

대개의 경우는, 그때 내가 무슨 고민을 했는지조차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답니다.

생각이 나더라도, 그 일로 인하여 오히려 어떤 좋은 일이 나중에 일어났음을 알게 되지요.

적어도 그 일이, 그때 고민했던 만큼 심각한 일이 아니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 방법은 높은 산에 올라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거나,

지금 이 공간, 이 지역, 이 대륙, 이 지구를 벗어나서 우주 속의 한 점 푸른 물방울 지구를 바라보며,

우주명상을 하는 방법과 비슷해요.


주의를 다른 곳으로 전환시키는 간단한 방법도, 깊은 방법도, 결국,

‘지금 꽁꽁 묶여 있는 마음을 풀고 확장시켜서,

미처 내가 지금 보고 있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도록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것’이예요.


댓글에 짧게 썼던 방법을 길게 풀어서 이야기를 드렸는데, 어떤가요, 일취월장님?

편안히 이야기하듯이 쓰다 보니, 매번 글이 좀 길어지는군요.

궁금한 점 있으면 연락주세요.


추신 : 벌써 월요일 오후입니다. 마음이 우주만큼 넓은, 편안한 한 주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