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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HIT 730 / 정은실 / 2013-02-12

오늘, J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9년 전에 처음 만났던 J는
내가 석사학위 논문작성을 위해서 진행하던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까까머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습니다.

미래의 꿈을 그리던 작업을 할 때,
J는 도화지 한 장이 좁아서 도화지 밖으로까지 확장되어 나간 이글거리는 빛깔의 이미지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J는 자기그림의 그 빛깔보다 더 반짝이는 눈빛을 하고 있던 학생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춤에 빠져서 공부에는 큰 뜻이 없던 J는 고3이 되더니 열심히 공부를 해서,
선생님들을 놀라게 했을 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놀랄 정도로 성적이 올라서,
자랑스러워하며 대학에 입학을 했습니다.

대학 시절 내내 춤과 전공 사이에서 갈등을 하면서도 전공활동도 열심히 하던 J는,
4학년이 되어서 취업고민을 하며 1년 전 쯤 많이 피곤한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두말글 프로그램에 참석을 하게 해서 면접 준비를 도와주기도 했는데,
그 후 소식이 없기에 취업이 안 되어 연락을 못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랬는데, ‘많이 울고 많이 괴로운 시기’를 거쳐서,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고,
지난 12월에 합격통보 받은 후 연구실에서 공부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집안형편도 어려운지라 취업대신 진학을 결정하기가 아마도 쉽지 않았을 터인데,
석사과정 전공을 이야기하는 그의 글 속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과 삶에 대한 열정과 단단한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2월 말에, '삶의 비타민이 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찾아오겠다는 J에게,
미리 응원을 해주고 싶어서
백창우님의 詩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를 여기에 올립니다.
그리고 J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J의 모습이 오늘 내 삶의 비타민이 되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삶을 신뢰하고 자신을 신뢰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포기하고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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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백 창우 -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 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 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 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 오를 테니


길을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길을 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걸어가렴, 어느 날 그대 마음에 난 길 위로

그대 꿈꾸던 세상의 음악 울릴 테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이제부터 걸어갈 길 사이에

겨울나무처럼 그대는 고단하게 서 있지만

길은 끝나지 않았어, 끝이라고 생각될 때

그 때가 바로,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