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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詩처럼 살게 되리니 - 구본형선생을 추모하며

HIT 571 / 정은실 / 2013-04-15


한 아름다운 영혼이 지난 토요일 저녁, 이 땅을 떠났습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만났을 뿐이지만 그는 나의 멘토였습니다.
세상은 그를 자기계발서 열풍 1세대 작가라고 부릅니다.
그는 자신이 ‘변화경영시인’이라 불리기를 원했습니다.

1998년 누구나 힘들었던 IMF 시기에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이란 첫 책으로 많은 직장인들의 가슴에 자기변화의 불을 붙이고,
이후 해마다 한 권 이상의 책을 저술하고 꿈을 찾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람들을 도왔던 그는,

책과 강연을 통해 자신이 했던 이야기들을 자신의 삶으로 살아내어,
많은 따르는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제보다 더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을 돕’고자 했던 그는,
‘네 꽃도 언젠가는 아름답게 필 것이다’ 진정으로 믿으며
깊고 그윽한 시선으로 후배들을 바라보던 그는,

‘강연이 막히는 날도 있지만 폭포수처럼 흐를 날도 있을 것이다’ 말하며
다른 이의 아픔을 깊이 위무할 줄 알던 그는,

사람에 대한 깊은 관심, 관찰, 심미안을 가져서
'그대는 참 꼿꼿한 등뼈를 가진 사람이다’ 말할 수 있었던 그는,
세상을 떠나기에 너무 젊은 나이에 이제 떠나버리고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떠난 자리,
이렇게 가슴이 먹먹하고 수시로 눈가가 젖어드는 마음자리를 들여다보니,
맑고 자유롭고 힘 있는 한 영혼이 남긴 아름다운 삶의 향기가 가득합니다.

자기다운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그에게 감사하며,

사람들을 돕는 이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한 모범을 보여준 그에게 감사하며,
그의 깊고 그윽한 눈빛과 부드럽고 강하게 울려오는 목소리를 그리워하며,
이곳에 그의 글 한 부분을 남깁니다.

“구본형 선생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기억할 것입니다.”




-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 되리니 -

누군가 내게 물었다.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나는 대답했다.
아니다.
아무 것도 아니었던 시절,
방황과 고뇌의 시절로 나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 속마음은 갈 수 있다면,
검은머리가 갈기처럼 날리던 그 시절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는 고뇌가 고뇌가 아니었고,
가난이 가난이 아니었고,
어떤 훌륭한 사람도 될 수 있었기에
내가 꽃이었던 그 곳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내가 그곳으로 되돌아간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주술을 부적처럼 가지고 갈 것이다.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천둥처럼 내 자신에게 놀라워하리라.

신은 깊은 곳에 나를 숨겨두었으니,
헤매며 나를 찾을 수밖에.
그러나 신도 들킬 때가 있어,
신이 감추어 둔 나를 찾는 날
나는 승리하리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나니.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 속으로 머리를 쳐 넣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여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 뿐.

신이 나를 어디다 데려다 놓던

그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위대함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니,
무엇을 하든 그곳에 사랑을 쏟는 일이니,
내 길을 찾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천 번의 헛된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천 한 번의 용기로 맞서리라
그리하여 내 가슴의 땅
가장 단단한 곳에 기쁨을 박아
평생 쓰러지지 않는 집을 짓고,
지금 살아 있음에
눈물로 매 순간 감사하나니
이 떨림들이 고여 삶이 되는 것.
아, 그때 나는 꿈을 이루게 되느니
인생은 시와 같은 것.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 되리니
인생은
꿈으로 지어진 한 편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