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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한시간 가족 책읽고 대화하기 모임

HIT 354 / 정은실 / 2014-01-10

 

요즘 주말을 제외한 매일 밤 1시간 정도
아이들과 같이 책을 읽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9시40분에 공부방 책상에 같이 모여 앉아서 각자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습니다.

30분 정도가 지나면 한 명이 그날의 진행자가 됩니다.

진행자는 10분 정도 자기가 읽은 부분 중 일부를 발췌하여 소리 내어 읽고,

그 내용에 대해서 가족들이 서로 소감을 나누도록 합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서 책으로 눈을 돌릴 시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고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큰 아이, 중3이 되는 작은 아이가
각자의 세상으로 독립하여 떠나가기 전에 얼마 남지 않은 '함께 아침과 밤을 맞는' 시간 동안
가족들이 대화하는 시간을 더 늘리기 위해서 시작한 일인데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생각보다 훨씬 빨리 매일의 활동으로 정착이 되었습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고 아이들의 동의도 구했지만 강제적인 느낌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책의 선택이나 읽는 방식은 최대한 자유롭게 했습니다.

어떤 책을 읽어도 좋고, 웹서핑을 해서 읽을거리를 찾아도 좋습니다.

그런 자유로움 때문인지 처음에는 썩 반기지 않던 아이들이 30분 읽고, 10분 듣고,

20분 정도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는 이 활동에 부담 없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 나누기는, 낭독된 책의 내용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관련되는 내용을 그 자리에서 인터넷 검색을 해서 나누기도 하고

책을 읽은 사람의 목소리에 대해서 피드백을 하기도 합니다.

어느 가수가 쓴 글을 읽은 날은 그 가수의 노래를 검색해서 같이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한 달 정도 진행을 하면서 지켜보니, 책의 선정, 읽는 방식, 나누는 방식에

가족들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아이들의 성장이 보입니다.

그리고 책 읽기로 시작한 일인데, 생각 나누기 모임으로 진화되어 가는 것이 보입니다.

그날의 진행자가 읽은 내용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경우에도

생각을 나누는 시간은 언제나 이야기가 이야기의 꼬리를 물고 일어나면서 흥미로워집니다.

책의 내용은 이야기의 소재가 될 뿐, 그날의 주제는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시작은 부모인 우리가 했지만, 가족 모두가 함께 창조해가고 있는 이 활동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갈지 흥미롭습니다.
이제 한 달 정도 걸음마를 시작한 모임이지만,
아이들과의 시간을 충만하게 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는 또래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이곳에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