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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알 하나에서 세계를 보고, 들꽃 한 송이에서 천국을 보다.'

HIT 407 / 정은실 / 2014-04-10

 

‘팟 캐스트’라는 용어 들어보셨어요?

요즘 나온 신조어입니다.

애플社에서 만든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결합해서 만들어진 단어라네요.

이런 분야에 문외한인 제가 이해하기로는 ‘팟 캐스트’는,

스마트폰으로 자기가 관심이 있는 뉴스나, 드라마, 음악 같은 각종 콘텐츠를

시간에 관계없이 내려 받아서 아무 때나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팟 캐스트에는 아주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네이버 검색창에 ‘팟 캐스트’라고 쳐보세요),

요즘 파트너 교산은 ‘팟 캐스트 책다방’이라는 곳에 푹 빠져 있습니다.

유명한 저자들이 나와서 자기 책과 관련된 주제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코너더군요.

저도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서 들어보니,

책 읽는 것은 좋아하는데, 눈이 피곤해서 오래 읽을 수가 없거나

(노안이 온 분들, 하루 종일 PC 화면 보면서 일하다가 지친 분들은 공감 되실 거예요. ^^),

글로 읽어야하는 책보다는 말로 하는 이야기가 더 머릿속으로 잘 들어오는 분들,

혹은 저자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들이 들으면 참 좋겠다 싶었습니다.


팟 캐스트에 대해 잠시 알아보다가,

세상 참 편리해진다는 생각을 새삼 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고 새로운 단어가 나오네요.


어제 산책길에도 교산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우리가 아는 것보다 우리가 모르는 게 정말 많구나.’


새로운 기술, 용어, 상품, 특정 분야의 지식에 대해서만 모르는 게 아니지요.

태어난 이래 우리를 감싸고 있는 공기에 대해, 햇살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잘 기억하고 있었던 어떤 것도 시간이 흐를수록 가물가물해집니다.

늘 같이 살아온 자기 마음도, 자기 몸도 아주 조금 알뿐입니다.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믿을 뿐, 알지는 못합니다.


크고 작은 ‘모름’에 대해 잊지 않는다면,

내가 알고 살아가는 세상이, 전체 세상의 극히 작은 일부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가끔이라도 하늘을 보며 광대한 우주 속 작은 물방울 같은 지구를 떠올려본다면,

우리는 좀 더 겸손하게 호기심을 갖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 자신도 다른 사람도 따뜻한 연민으로 감싸 안을 수 있을 텐데,

그게 참, 이 중요한 것을 자주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래도 이런 가엾은 건망증에 좀 위안이 되는 것은,

‘모래 알 하나에서 세계를 보고, 들꽃 한 송이에서 천국을 보다.’라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한 구절입니다.


모든 것을 다 알 때 지혜로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이 작은 세계, 모래 한 알, 들꽃 한 송이를 제대로 깊이 음미하고

그것이 가진 아름다움에 진정으로 감탄할 수 있을 때,

작은 것 큰 것 구분하지 않고 모든 존재에 깃들어 있는 진리에 대한 앎을 통하여 

마침내 진리 전체를 통찰할 수 있을 것임을,

기억하고 되새깁니다.


지금은, 날마다 순간순간 음미하고 감탄하기 참 좋은 계절,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