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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스토리 여섯 주를 들여다보다가

HIT 405 / 정은실 / 2014-06-19

 

한 달반쯤 전부터 카카오스토리를 시작 했습니다.

트위터는 아예 하지 않고, 페이스북도 거의 하지 않고,

최근 몇 년간은 홈페이지 관리도 잘 하지 않는 내가 카카오스토리를 시작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지인들이 카카오스토리 친구 신청을 해오면 수락은 하곤 했지만 그게 뭔지 잘 몰랐고

방문해서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보다 먼저 카카오스토리를 시작한 남편이 가족들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는 것도

한참이 지난 후에 다른 사람을 통해서 알고는 아이들이나 내 사진은

우리 허락 없이 마음대로 올리지 말라고 잔소리도 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5월 초의 어느 날,

우연히 어느 지인의 카카오스토리를 방문해서 이야기를 읽다가

멀리 떨어져 있는 그와 아주 따뜻하게 연결되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지인들의 카카오스토리를 한참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이들에게 편안히 보여주는 마음과 표정이 사진과 짧은 글들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이 그 공간을 만든 사람을 아주 많이 닮아 있음을 봤습니다.

올려진 글, 사진, 동영상, 심지어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댓글에서도

그 공간 주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카카오스토리를 하면 나는 어떤 공간을 만들게 될까?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4월 말에서 5월, 그리고 지금 6월까지 세월호의 참상을 지켜보며 힘들었던 시간들도

마음을 모아 집중할 무엇인가를 시작하고 지속하게 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사이 19개 정도의 스토리를 올렸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한 눈에 들어오는 사진들을 보니 최근의 내 모습이 그대로 보입니다.

글을 올리는 방식과 내용에서 내 성향도 고스란히 보입니다.

세월이 흘러도 '나'는 변하지 않네요.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러한 '나'에게 내가 더 편안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느낌이 올 때 카카오스토리에 가볍게 올린 사진과 단상 중의 몇 개는

여기 홈페이지를 통해 좀 더 깊게 음미하며 이야기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계획에 없던 일이네요.

가슴이 아픈 시간들 위로, 변함없이 피었던 아름다운 봄꽃들의 시간이 가고,  

눈 돌리는 곳마다 푸르른 요즈음,

나는 이렇게 마음이 이끌어가는 대로 경험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두서없는 짧은 글을 쓰면서, 이곳에 가끔 오시는 그대의 안부를 궁금해 합니다.


“안녕하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