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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시작하며_세 가지 약속

HIT 586 / 정은실 / 2016-07-01


[마음너머]에 앉아서, 비오는 골목길 풍경을 바라보며 글을 씁니다.

장맛비가 드디어 이곳까지 찾아왔나봅니다.

후덥지근하지만, 와야 할 비가 오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빗소리도 바람도 참 좋습니다.

 

한 해의 절반이 접히고 또 다른 절반이 새로 펼쳐질 때마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나아갈 시간을 내다보는 작업을 하는 것은 오래된 습관이지만,

오늘은 그 작업이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생로병사의 고통, 사랑과 나눔, 소통과 불통, 부모로서의 역할 등을 삶에서 더 깊이 배우고

사회에 대한 더 확장된 조망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던 긴 2015년을 지나서 시작되었던

20161/4분기는 다가오는 경험에 그 어느 때보다 겸허하게 열려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내 안의 두려움, 수치심, 화를 들여다보며, 그것이 어디로 투사되는가를 알아차리며,

분명 오래 되었을 어두운 그림자들을 많이 풀어낸 시간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흐려지지 않는 오래된 미래에 대한 그리움을 들여다보며

역시 오래 되었을 황금 그림자들을 직시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들의 힘으로, 4, 5, 6, 2/4분기 동안,

그 전까지는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았던 공간,

골목길 상담실 [마음너머]를 만들고 틀을 잡았습니다.

 

은퇴를 할 시점에 풍광이 아름다운 곳에서 치유의 공간을 열고 싶다는 오래된 꿈이,

그때 그러한 일을 하게 되더라도,

바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면 어떠냐고

질문했고, 그 질문에 답하여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공간을 계약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마음너머]라는 이름을 만들고 간판을 올렸습니다.

 

최근의 나는 내가 한 일에 대해 별로 후회가 없고,

모든 경험에서 의미를 잘 발견하는 성격이기는 하지만,

이번 일처럼 이렇게 후회가 없는, 심지어 날마다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처음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진심이라고 느낄 만큼 지난 삼개월동안 충만했습니다.

외부활동이 없는 날은, 주말에도,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읽고 쓰고 만나고 나누는 일을 하면서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차오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제 7월을 시작하며, [마음너머]의 나를 향하여 약속합니다.

 

- 사람을 만남에 있어서, 사랑의 자리에서 온전히 수용하기

- 의도한 것들은, 애씀 없이 행하기 (매일의 수련을 지속하기, 마음먹은 것은 그냥 행하기)

- ‘빛으로서, 빛으로 충전하고 빛을 확장하며 빛의 통로가 된다는 서원을 기억하기

 

글을 쓰며 마음이 더 고요해지고 더 충만해지고 있습니다.

 

7월의 첫날, 지금 이 시간과 공간이 주는 선물에 깊은 감사가 올라옵니다.

 

이 글 읽고 계신 그대의, 지금 이순간도 7월의 하루하루도 충만한 시간이길 기원합니다.

 

 

[마음너머]에서 麗珠 정은실 드림